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작품을 통해 사랑받아 온 배우 강하늘의 코믹력을 새 영화 ‘30일’에서 재확인했다.
‘스물’(2015)과 ‘청년경찰’(2017)에 이어 ‘30일’까지 코믹 장르에 자신만의 매력을 오롯이 심어넣은 결과다. 이 정도면 코미디 연기에 진심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강하늘의 필모그래피 중에서도 그가 유달리 두각을 드러냈던 코믹 행보를 되짚어봤다.
이병헌 감독의 ‘스물’에서 강하늘은 이성에 눈 뜬 스무 살 청년 경재 역할을 소화하며 어디로 튈지 모르는 좌충우돌과 청춘의 불안함을 그렸다. 이 작품을 통해 그는 영화계에서 주목할 만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2년 후 만난 김주환 감독의 ‘청년경찰’은 그의 연기력이 특히나 돋보인 작품이었다. 경찰대에 이제 막 입학한 새내기로서 초반엔 풋풋함을 드러내더니, 2년 후 성장한 희열의 정확한 모습을 투영하며 배우로서의 자질을 보여줬다.
특히 배우 박서준과의 절친 케미스트리는 압권이었다. 두 사람은 극한의 상황을 맞이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웃음을 유발해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드라마 ‘미생’(2014)으로 대중적 인지도를 갖추고나서 차기작이 기대되는 배우로 성장하기까지, 강하늘에게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사극, 멜로, 미스터리, 로맨스를 넘나들며 그저 강하늘다움으로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졌다.
강하늘의 한결 같은 성품을 바탕으로 한 스타성에, 연기력까지 더해져 대중의 호감도를 넓힌 것이다.
10월 3일 개봉하는 영화 ‘30일’(감독 남대중)에서는 남편 정열 역을 맡아 아내 나라 역을 받은 배우 정소민과 예능과 연기를 넘나드는 코믹 연기 대결을 펼친다.
두 사람은 부부 싸움부터 스킨십까지 화끈하게 넘나드는데, 강하늘 특유의 코믹한 표정과 말투가 발휘되는 상황에서는 큰 웃음을 유발한다. ‘30일’이 로코의 공식을 따르면서도 비켜 갔기 때문에 방심하다가 예상 밖 지점에서 크게 웃게 될 것이다. 강하늘과 정소민은 물론이고 김선영, 윤경호, 조민수 등 배우들의 합이 빛난다.
연애와 결혼, 이혼 등은 극에서 익숙한 소재지만 예상 가는 결말에 이르기까지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져 매혹시킨다. 무게감을 잠시 내려놓고 코믹 캐릭터로 거듭난 강하늘의 선택은 신의 한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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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스틸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