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박사' 강동원이라서 기대되는 퇴마의 세계…지수→박정민 신스틸러(종합)[Oh!쎈 리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3.09.20 11: 17

 (※이 기사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마을을 지켜 온 당주집 장손 천박사(강동원 분)는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후, 떠돌이 생활 중이다. 그러다 자신만큼 남다른 촉을 지닌 유튜버 인배(이동휘 분)와 한 팀을 이뤄 가짜 퇴마로 사기치며 근근이 살아간다.
‘어떻게 하면 더 큰 돈을 벌 수 있을까?’ 밤낮으로 궁리하던 어느 날 밤, 귀신이 보인다는 여자 유경(이솜 분)으로부터 ‘완전 퇴치’에 성공하면 1억 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급히 출동한다.

여느 때처럼 퇴마하는 척이나 하고 수임료를 먹으려 했으나, 남다른 기운을 가진 사악한 요괴 범천(허준호 분)과 조우한다. 이 과정에서 천박사는 무당이었던 할아버지(김원해 분)와 그가 지녔던 부적 ‘설경’의 비밀을 알게 된다.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감독 김성식, 배급 CJ ENM, 제작 외유내강, 공동제작 세미콜론 스튜디오·CJ ENM STUDIOS)은 귀신을 믿지 않지만 귀신 같은 통찰력을 지닌 가짜 퇴마사 천박사가 지금껏 경험해본 적 없는 강력한 사건을 의뢰받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오컬트 액션 무비. 
영화는 신점, 무당 등 무속 장르에 CG를 입힌 현대 기술을 접목한다. 동굴 속 자욱한 안개를 가르며 싸우는 와이어 액션을 계승하면서도 컴퓨터 그래픽스를 가미해 볼거리의 화려함을 더한 것이다.
강동원은 도사처럼 신기하고 영묘한 능력을 가진 데다 지지 않는 말빨, 몸까지 잘쓰는 검술을 겸비한 천박사로 분해 한층 진화한 모습을 보였다. 긴장감 넘치는 액션과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을 만한 개그 코드를 녹여내며 다시 한번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코믹 연기에 능통한 이동휘가 강동원과의 티키타카에 힘을 실었다.
‘전우치’(2009)의 도사, ‘검은 사제들’(2020)의 부제, ‘검사외전’(2016)의 사기꾼에 맞게 일체화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강동원은 허름한 점퍼 하나 걸치고 악귀와의 싸움에 과감히 뛰어들었다. 퇴마의 세계를 기대해도 좋은 이유는 강동원이라서.
또한 출연만으로도 스크린을 장악하는 미(美)친 존재감의 배우들이 ‘천박사’에 모두 모였다. 능청스런 연기로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정민은 천박사와 인배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선녀 무당으로 분해 궁극의 코믹 연기를 선보인다.
걸그룹 블랙핑크 겸 배우 지수는 아름다운 비주얼의 장점을 살려 선녀로 변신, 짧은 등장에도 시선을 뗄 수 없게 신 스틸러로 맹활약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2019)에서 부부로 만났던 박명훈과 이정은도 표정 하나 안 변하고 웃음을 안기는 연기로 반가움까지 더했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의 이야기 자체는 낯설지도 기발하지도 않다. 오히려 생각보다 훨씬 깔끔하게 정돈돼 익숙하다. 사람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귀신을 보는 여자가 있고, 사람들을 돕고자 하는 마음으로 천박사가 이를 퇴치한다.
‘천박사’를 오컬트물이라고 해도 좋고, 액션물이라고 해도 좋다. 기시감 드는 설정과 이야기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오컬트 호러에 가까운 소재를 만화 같은 노선으로 포장했기 때문이다. 
오컬트 히어로와 발랄한 상상력이 만난 ‘천박사’. 이것을 재미나게 만들어주는 동력은 천박사 역의 강동원이다. 가속페달을 밟는 그를 중심으로 방향성이 유지된다.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98분. 9월 2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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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포스터, 영화 스틸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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