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치고 유튜브行? '논란' 연예인 복귀, 마지노선 어디까지[Oh!쎈 펀치]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3.09.19 22: 00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학폭 논란부터 음주운전, 마약까지 많은 스타들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대중들의 냉담한 반응 속에서 자숙기를 갖고 있다. 범법 행위를 저지르고도 조용히 묻어가며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활동을 이어갔던 과거와는 달리 이 같은 범죄 행위에 대한 경각심이 더욱 커지고, 적지 않은 영향력과 파급력을 지닌 연예인들을 향한 도덕적 잣대가 높아졌기 때문.
이에 오랜 자숙기간을 가졌음에도 복귀를 위해 방송에 모습을 드러냈다가 대중들의 싸늘한 눈초리를 받고 다시 브라운관에서 자취를 감춘 사례도 적지 않다. 반대로, 쏟아지는 비난 속에서 활동을 강행한다 하더라도 끝까지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논란 이전만큼의 영광을 누리지 못한 채 초라한 행보를 이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최근에는 이렇듯 본업 복귀에 실패한 이들이 소셜미디어를 주 활동 무대로 삼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시대가 변하고 유튜브처럼 누구나 개인 방송을 진행할수 있는 1인미디어 플랫폼이 점차 늘어나면서 연예인이 아닌 이들도 쉽게 1인 콘텐츠를 생산해내고, 연예인 못지 않은 유명세를 누리게 됐다.
이는 하루에 수백, 수천건 이상의 웹콘텐츠가 쏟아지는 만큼 그간 상대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던 비주류 스타들이나, 데뷔를 꿈꾸는 지망생들의 입장에서는 대중에게 얼굴을 노출할 수 있는 창구가 늘어났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 다만 문제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방송 출연 정지 처분까지 받은 이들 또한 대중매체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활동하고 스스로를 PR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됐다는 것이다.
마약 투약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남태현은 재판을 앞두고 지난 1일부터 자신이 운영하던 '채널 남태현'을 다시 재가동했다. 그는 '나는 남태현이다'라는 자체콘텐츠를 통해 논란 후 근황과 자신의 심정들을 전했다. 남태현은 "나는 가수다. 난 음악이 좋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다시 시작하려 한다. 솔직히 자신은 없다. 하지만 욕심도 없다. 내가 할수 있는 걸 한다. 나도 다시 걷고 뛰고 그러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고 뭐 그렇게 살아가려 한다. 느리더라도 꾸준하게"라고 활동 재개 욕심을 드러냈다.
이후 14일 공개된 영상을 통해서는 "나는 가수다. 하지만 그 전에 인성은 개나 줘버렸고 심한 여성 편력에 음악한답시고 깝죽거리며 음주에 마약까지 접한 쓰레기"라고 스스로를 자책하며 대중들에게 사과했다. 이어 "다 내 선택이고 나는 내 선택의 책임을 지기 위해 아직 살아있다"며 "일단 살아서 내 힘이 닿는 데까지 열심히 노력하며 반성하며 자라나는 새싹들이 나처럼 살지 않게 하기 위해.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나 같은 선택을 하지 않게 하기 위해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는 것. 다 해보고 그래도 안 되면 그때 죽어도 늦지 않다"고 재활센터에서 새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 중임을 알렸다.
이밖에도 남태현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자신의 커버곡 영상을 업로드 하며 자신의 본업을 간접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MBN '불타는 트롯맨' 출연 후 폭행 전과 등의 논란으로 끝내 하차한 황영웅 역시 유튜브 채널 '황영웅TV'에 커버곡을 올리며 꾸준히 근황을 전하며 팬들과 소통 중이다.
뿐만 아니라 불법 도박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13년째 방송에 모습을 비추지 못하고 있는 신정환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 데 이어 직접 웹드라마를 기획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다양한 웹 예능에 출연해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올 초부터는 유튜브 채널 활동을 멈추고 인터넷방송 BJ로 전향했다. 상습 도박 혐의로 징역 6개월 및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던 S.E.S. 슈 또한 자숙 후 BJ로 복귀해 개인 방송을 통해 대중들과 만나고 있다.
다만 이와 관련해 같은 S.E.S. 멤버 바다는 최근 라이브 방송에서 "BJ 분들이 많이 하는 방송이라 안하길 바랐다. 저한테 이틀 전에 통보를 해주더라"라며 "이미지라는게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지 않나. 물리적인 시간이 주는 그런 여러가지 흐름이 있어서 슈한테 시간이 필요했다고 생각을 했는데 슈는 또 엄마로서 빨리 활동하고 싶었던 것 같다. 결국 그 방송을 하겠다고 해서 저랑 유진이랑 같이 '그럼 열심히 하고, 당분간 난 너한테 연락을 안 하겠다'고 했다"며 우려를 내비치기도 했다.
논란 연예인들의 유튜브 및 개인방송 활동에 대해서는 다양한 시선이 존재한다. KBS와 같은 방송사의 경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스타들에 대해 '출연정지' 규제를 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이 직접 채널을 개설해 방송을 하는 것까지 막을 권리는 없다는 것. 다만 이들의 본업이 연예인이었을 뿐, 범법행위를 저지른 범죄자다. TV가 아니더라도 범죄자가 미디어 매체를 통해 대중에게 얼굴을 노출하고 금전적 이익을 취득하는 것이 도의적으로 용인될수 있는 행위인가에 대해 많은 생각이 뒤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자신의 행위를 진심으로 반성하고 개선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수단으로 유튜브를 활용할 수도 있다. 실제 댓글에서도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며 죗값을 치르고 '새 사람'이 돼 돌아오길 응원하는 반응이 적지 않다. 하지만 죄를 저지른 이상 진정성에 대한 의심과 공개적인 활동에 따르는 부정적인 비판이 불가피하며, 이 또한 받아들여야 하는 '죗값'과도 같다는 것을 명심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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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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