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정준하와 신봉선이 예능 ‘놀면 뭐하니?’ 측으로부터 하차 통보를 받고 마음이 불편했다고 뒤늦게 털어놓고 있다. 눈치를 봐야 하는 피고용인으로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일 터. 특히 정준하는 술독에 빠져살며 많은 눈물을 흘렸다고 전해 아쉬움을 남긴다.
신봉선과 정준하는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 동반 하차한 후, 따로 또 같이 심경을 토로해 온 바. 두 사람 모두 깊은 상처를 받았는지 얼굴에 내심 섭섭함이 역력하다.
정준하는 지난 16일 오후 방송된 JTBC 예능 ‘아는 형님’에서도 아형 멤버들로부터 ‘놀면 뭐하니?’ 하차 관련 질문을 받고 “‘놀면 뭐하니?’와 ‘아는 형님’의 녹화 날이 겹쳐서 두 달 전에 정리했다. ‘아는 형님’ 나오고 싶어서…”라고 농담식으로 답변을 시작했다.
이어 정준하는 “너희도 조심해라. PD가 갑자기 ‘차 얻어 타고 가도 되냐?’고 하면 태우지 말아라. 나도 (차 안에서) 잠깐 얘기 좀 하자고 해서 태웠는데 (하차에 관해 얘기)하더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작별을 하는데 어떻게 안 우냐. 한 번 정도는 울었다”며 “(하차 발표 후 멤버들과의 사진을) SNS에 올렸는데 ‘대인배’라고 기사가 났다. 내 속은 엄청 소인배인데…”라고 말하며 웃었다.
‘아는 형님’에 그가 출연한 이유는 새 영화 ‘가문의 영광: 리턴즈’(감독 정태원·정용기)를 홍보하기 위함이었다. 영화 출연에 대해 정준하는 “‘놀면 뭐하니?’ 하차 통보 후 바로 제안받아서 하겠다고 했다. ‘집에서 놀면 뭐하니?’라고 생각하고 했다”고 밝혔다. 이날 배우 김수미는 정준하의 근면한 성격과 현장 분위기를 책임지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극찬했다.
‘놀면 뭐하니?’는 올 6월 10일 방송까지 유재석, 정준하, 하하, 신봉선, 박진주 이이경, 이미주 등 7인이 이끌었는데 약 2주 간의 재정비 시간을 거친 후 7월 1일부터 유재석, 하하, 주우재, 박진주, 이이경, 이미주 등 6인 체제로 바뀌었다. 팀을 이끌어 온 박창훈 PD도 함께 하차를 결정했다. 현재 김진용, 장우성, 장효정, 왕종석 등의 PD가 메인 연출을 맡고 있다. 당시 ‘놀면 뭐하니?’ 측은 “2년 동안 함께 해 온 정준하, 신봉선이 6월 10일 방송을 끝으로 떠나게 됐다”고 결론을 내렸다.
앞서 지난 7월 30일 신봉선은 박미선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놀면 뭐하니?’ 하차 심경과 관련, “내가 봤을 때 이 상황이 서로 불편하다. 약간 언짢은 부분은 분명히 있다. 옛날에는 언짢으면 언짢은 티도 못 냈다. 이제는 이해하면서 때로는 ‘기분 나빠요’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나이가 됐다”며 “‘놀면 뭐하니?’ 마치고 나서 서로 이야기하며 ‘이해는 한다. 제작진이나 서로 불편한 거 같다’고 했다. 밉지 않고 이해도 하지만 그렇다고 내 감정을 무시하기엔 나도 소중하다”고 솔직한 속내를 전했다.
신봉선은 또한 “(정준하) 선배님은 하차 얘기를 듣고 일주일 간 술독에 빠져 살았다”고 폭로했고, 정준하는 “일생일대 술을 많이 마셨다. 운 게 아니라 통곡했다”고 밝히기도 했던 바.
예능이든 드라마든 영화든 출연자들이 제작자 및 연출자의 제안을 받고 그들의 결정에 따라 출연 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하지만 출연 제안보다 하차 통보는 더욱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자칫 하면 그간 쌓아 온 신뢰의 정마저 서로 상할 수 있어서다.
정준하와 신봉선이 각각 방송 및 유튜브 채널에서 심경을 밝히는 모습을 보면 ‘놀면 뭐하니?’ 측이 이 부분을 간과하지 않았는지 아쉬울 따름이다. 방송가에서는 '오래 전부터 멤버들의 출연과 하차를 이렇게 결정해 온 관행'이라고 해도 말이다.
무엇보다 ‘놀면 뭐하니?’의 일부는 주요 멤버로 그대로 두고, 이 두 명만 일선에서 후퇴시키는 선별적 인사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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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는 형님'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