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시장이 되다’ 백종원이 예산시장 되살리기 프로젝트를 성공시켰다.
13일 방송된 MBC 특집다큐 ‘백종원 시장이 되다’ 1부에서는 백종원의 예산시장 되살리기 프로젝트가 그려졌다. 백종원은 손님들의 발길이 줄어들고 쓸쓸하고 적막한 예산시장을 방문하고 깜짝 놀란 모습을 보였다. 그는 “예산지장을 처음 알게 된 건 6살 때다. 와서 보니까 다 임대, 임대 붙어있고 놀랬다. 어느날 와서 본 유령도시처럼 돼 있었다. 자짓하면 지역이 없어지겠구나”라고 심경을 전했다.
하지만 옛날 것들이 유지되고 있어 오히려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렇게 백종원은 2020년부터 200명 이상, 예산은 30억 원을 투입해 예산시장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백종원은 “내 진정성을 보여줄 방법이 없어서 생각하다가 화장실을 기부했다. 예산시장에 남녀 공용 화장실 낡은 것 하나 밖에 없었다. 남녀 구분이 있는 화장실을 딱 지어서 기부를 했다. 백종원이 말로만 한 게 아니구나 진정성이라는 게 통한 거다. 지자체에서도 마음을 열었다”라고 뿌듯해했다.
또 백종원은 “사실 애석하게도 시장은 마트하고 경쟁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시장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을 살려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다. 그게 뭘까? 백종원이 잘 할 수 있는 것. 음식을 이용한 테마다”라며 시장 컨셉 역시 ‘레트로’ 쪽으로 접근했다.
본격적으로 백종원은 예산 특산물을 활용해 예산시장만의 특별한 테마와 레시피를 위해 각종 공장을 방문하는 등 메뉴 개발에 나섰다. 그는 기기 도면까지 손수 설계해 기계를 만들어냈고, 메뉴로는 닭 바비큐, 멸치국수와 쪽파비빔국수, 꽈리고추 닭볶음을 개발했다.
무엇보다 백종원은 꽈리고추 닭볶음에서 무려 화구를 9개나 돌리며 기름통, 소스통 위치가 어디에 적당한 지 등 파악까지 했다. 이를 본 직원은 “정말 요리 잘한다는 요리사도 많이 돌려봤자 보통 화구 5개인데 지금 9개를 한 번에 돌리셨다. 정말 대단한 거다”라며 감탄했다.
창업자 면접도 봤다. 백종원은 “첫 번째는 무조건 예산으로 주민등록 이전하는 조건이다. 젊은 층이 이전하면 동네 분위기가 밝아지니까”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가능하면 이 시장 자체가 가격 경쟁을 가져가려고 한다. 창업 비용 때문에 음식 비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창업 비용을 지원해서 가격 경쟁력을 가져가는 것이다”라며 비용 지원까지 약속했다. 뿐만 아니라 “대량으로 연습해야 되는데 처음 창업하시는 분들은 그렇게 안 한다. 다 버려야 되니까. 그래서 연습하는 비용도 아예 지원드렸다”라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레시피 전수까지 마친 백종원은 예산시장 오픈 12일 전, 창업자들의 가게를 방문에 중간 점검을 했다. 하지만 준비하는 과정 속 위생 관리가 되어 있지 않았고, 이를 본 백종원은 “시작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내가 장담하는데 이런 식으로 나오면 쥐 나오고, 바퀴벌레 나오고 두 달 만에 개판이 날 거다. 이걸 내가 많이 봐 왔다. 내 영혼이 들어가야 할 거 아니냐. 내 걸로 만들어서 해야 하지 않나. 이렇게 사람을 실망시키면 어떻게 하냐. 시작도 안 했는데”라고 분노했다.
이어 관리되지 않는 식재료에 결국 폭발한 백종원이었다. 그는 “이렇게 장사를 하겠다고? 구석 구석 봐라. 먼지 보여요 안 보여요? 이렇게 장사를 하겠다고? 못 하겠으면 포기해라 차라리 지금이라도. 여기에 목숨 걸 게 아니면 하지 마라. 이게 뭐냐 지금 기본이 안 돼 있는데. 다른 곳도 똑같을 거다”라고 호통쳤다.
그런가 하면, 닭볶음 사장은 직원들에게 고기를 종이상자에 넣으면 안 되고 보관용기에 넣어야 한다는 지적에 냉장고 온도 탓을 하며 얼어서 종이상자에 넣었다고 변명했다. 그럼에도 직원들은 위생상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고, 닭볶음 사장은 “솔직히 너희가 해준 게 뭐가 있냐. 레시피 하나 알려주고 끝 아니냐”라고 버럭했다. 참다 못한 직원들 역시 화가 나고 있는 상황. 사태가 심각해지자 닭볶음 사장은 자리를 박차고 나가 긴장감을 자아냈다.
그날 밤, 닭볶음 사장은 직원들에게 장문의 사과 문자를 보냈다. 그는 “힘든 것들이 쌓여서 터진 것 같다. 죄송하다. 화 푸셔라”라며 전했다. 이어진 인터뷰에서 닭볶음 사장은 “더 대화하면 제가 더 화가 날 것 같아서 그냥 나갔던 부분이다. 그때는 저희도 잘 몰랐던 부분인데 저희 잘못으로만 말씀을 하셔서 짜증나서 그날 터졌다. 사죄 말씀 잘 드리고 잘 해보겠다 해서 지금 잘 지내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후 백종원은 창업자들을 모아 기본적인 위생과 식재료 관리 교육을 했다. 그는 "정육점 바비큐, 안 갔는데 잘 들어요. 정신 바짝 차려야 된다. 몰라서 그랬다고 난 생각한다. 우선 메뉴부터 내 거를 만들어야지 생각하는데 메뉴는 손에 익으면 잘 하게 돼. 어쨌든 쉽게 하게 만들어 놨잖아요. 손 안 닿은 데가 없어야 된다. 그래야 내 가게 되야 한다. 난 그래서 서우나더라. 지금부터 이러면 큰일난다”라고 당부했다.
한편, 백종원은 시장 상인들을 돕기도 했다. 그는 칼국수집, 중국집, 떡집 등 예산시장의 가게들의 인테리어, 레시피 등 솔루션을 줘 훈훈함을 안겼다.
드디어 꿈에 그리던 예산시장 오픈 날, 백종원은 긴장했지만 긴장하지 않은 척 오픈을 알렸다. 걱정과 달리 손님들은 물밀듯이 들어왔고 백종원은 손님들과 사진을 찍는 등 예산시장 홍보에 박차를 가했다. 또 이날 김형석 작곡가도 함께했다. 이유는 바로 무보수로 예산시장 송을 만들기 위해서였던 것.
백종원은 “솔직히 안 될 확률이 60%였으니까 덜 창피하자고 두 군데 중 예산에 한 거다. ‘고향에 뭘 하려고 했네’하고 넘어가면 되니까. 그랬는데 잘 됐으니 사장님들한테 고맙다”라고 전했다. 백종원의 프로젝트는 성공적이었다. 하루 손님 20명에서 5천 명으로 끌어올려 '백종원 효과'를 증명해냈기 때문. 그러나 영상 말미에는 일방적인 건물주의 퇴거 통보로 예산시장이 휴장하는 위가 찾아와 궁금증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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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백종원 시장이 되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