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는 안되고 유튜브는 잘된다? 같은 토크쇼, 다른 화제성[Oh!쎈 이슈]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3.09.14 22: 08

최근 유튜브를 매개로 한 웹예능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 누구나 쉽게 독립적인 채널을 개설,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수 있는 만큼 다양한 웹콘텐츠들이 대중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있는 것. 그 중에서도 토크쇼의 형태를 한 웹예능들의 성행이 눈길을 끈다.
근래에는 OTT나 VOD 서비스의 보편화와 하이라이트 클립, 요약 영상과 같은 숏폼 콘텐츠를 선호하는 소비 성향의 여파로 TV 예능프로그램은 좀처럼 대중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추세다. 더군다나 토크쇼의 경우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화려한 게스트 라인업으로 시청률과 화제성 면에서 선전하고 있을 뿐, 그 밖의 토크쇼들은 관찰예능이나 여행, 연예 예능 등의 유행으로 주류에서 밀려난지 오래다. 
그 반면, 유튜브에서는 스타들의 이름을 내건 토크쇼가 '흥행 치트키'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만해도 신동엽의 '짠한형', 성시경 '만날텐데', 전소미 'YES OR HOT', 피식대학 '피식쇼', 가비 '대세갑이주', 이영지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 등 새로운 토크쇼들이 줄지어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사실 유튜브와 같은 1인미디어채널에서 토크쇼는 더할나위없이 좋은 포맷이다. 큰 제작비를 들일 필요 없이, 오로지 개인의 입담과 약간의 인맥만 있다면 시작할수 있기 때문. 게스트의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많은 콘텐츠에 노출되면 홍보 효과를 누릴수 있고, 채널의 주인은 그런 게스트들에게서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뽑아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다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또한 거창한 세트와 같은 '겉치레'에 신경쓸 필요가 없고, 진행 방식이나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도 강점으로 작용한다. 유재석의 '핑계고', 나영석PD의 '나불나불'의 경우 회의실에서, 동네 카페에서 친한 지인들과 둘러앉아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정해진 주제 없이 하고싶은 말들을 쏟아낸다. '피식쇼'의 경우 엉성하게 미국 유명 토크쇼를 오마주한 세트, 어설픈 영어로 게스트들과 '티키타카'를 이어나간다.
'B급 감성'이 물씬 묻어나오는 이 영상들은 100만뷰를 거뜬히 넘어선다. 두서없이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면 그간 방송에서 나오지 않았던 새로운 소스들이나 마음 속 깊이 담아둔 속 이야기까지 나오기도 하거니와, 가벼운 스몰토크 그 자체만으로도 부담없이 시청하기 좋다는 점에서 선호하는 이들도 많기 때문.
수위 부분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만큼 TV방송에서 할수 없는 '비방용 토크' 역시 대중들의 이목을 끄는 요소 중 하나다. '차쥐뿔', '짠한형', '뱀집', '인생84', '슈취타'와 같이 알코올을 가미한 토크쇼는 TV채널에서 사라진지 오래. 취중진담에 논란을 돌직구로 파고드는 매운맛 토크까지 더해지니 자극을 쫓는 대중들에게 있어서는 구미가 당길수밖에 없다. 뿐만아니라 러닝타임이 1시간 30분에 달하는 TV예능과 달리 30분 안팎의 '짧고 굵은' 분량은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현대인들로 하여금 쉽게 손이 가게 만든다.
이런 가운데 지난 5월 방송된 SBS '강심장리그'는 유튜브의 특성을 일부 차용해 자극적인 제목과 썸네일로 화제성 유발을 유도했지만 시청률은 2%대에 그쳤다. 2부작으로 선보인 퇴근길 토크쇼 '무장해제' 역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반면 신동엽이 새롭게 론칭한 웹예능 '짠한형'은 첫 게스트로 이효리를 초대, 시작부터 440만뷰를 달성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성시경의 '먹을텐데'는 첫회인 화사 편이 100만뷰를 기록했고, '피식쇼'는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예능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처럼 TV채널과 유튜브 사이의 간극이 점차 벌어지면서 방송사들의 시름만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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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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