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NX의 디자인 혁명, 라이프 스타일 변화가 차를 바꾸다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6.04.23 09: 47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콤팩트 SUV’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 되고 있다. 세단과 대형 SUV가 지배적 지위를 누리고 있던 시장에서 ‘콤팩트 SUV’가 빠르게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2007년 세계 자동차 시장 판매량은 46만 4,000대 였지만 2019년에는 172만 대까지 치솟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미국시장만 보면 2008년과 대비 지난 해 600% 이상 성장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렉서스 브랜드도 2014년 NX를 개발해 세상에 내보였다. 렉서스 브랜드 최초의 ‘콤팩트 SUV’다. 그런데 렉서스가 NX를 개발한 과정이 흥미롭다. 세계 자동차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고 그에 대응하는 과정이 한 편의 트렌드 분석 보고서를 보는 듯하다. 렉서스라는 자동차 브랜드의 일개 모델이라는 범주를 넘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경향성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누가 ‘콤팩트 SUV’를 찾는가?

자동차를 개발하기에 앞서 이뤄져야 할 연구다. 누가 이 차를 탈 것인가? 렉서스는 미국 시장에서는 베이비 부머 세대가 콤팩트 SUV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비 부머 세대는 2차대전 직후인 1946년부터 1964년 사이 태어난 이들로 미국 전체 인구의 약 28%, 7,600만 명에 이른다. 이들은 미국 금융자산의 77%를 쥐고 있는 핵심 소비 계층이다. 이들 소비행태의 특징은 돈을 ‘자신을 위해’ 쓰고 싶어하고 ‘최신 제품’에도 관심이 많다. 그러면서 나이 들었다고 느끼게 하는 제품과 서비스는 싫어한다. 
큰 차로 허세부리는 것은 또 싫어한다. 동시에 궁색해 보이는 차도 원하지 않는다. 콤팩트 SUV는 정확이 이들이 원하는 소비패턴과 맞아 떨어진다. 왜소해 보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위압적이지도 않다. 짐을 싣는 공간이 커 실용적이고 세단보다 한층 젊고 발랄한 분위기다. 계절과 도로 환경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륜구동 시스템도 많다. 운전자의 실수를 줄여 줄 각종 전자장치도 풍부한 편이다. 
▲미국의 베이비 부머, 한국의 아웃도어 열풍
우리나라 시장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일어나고 있다. 자신을 포함한 가족들의 여가생활을 중시하는 세대들이 ‘아웃도어 라이프’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냈다. 이 같은 사회적 흐름은 우리나라의 자동차 판매량 변화로 직결 됐다. 프리미엄 대형 SUV의 판매량이 눈에 띄고 떨어지고 대신 콤팩트 SUV가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다. 2010년부터 2014년 사이 수입 콤팩트 SUV는 41%에서 55%로 늘어났다. 
이런 트렌드에 부합하는 자동차를 만들기 위한 렉서스의 NX 프로젝트는 2009년 시작 됐다. 금융위기 여파로 미국의 경기가 얼어붙어 있을 때다. 당장의 현실보다는 ‘장기 플랜’에 기초해 전략을 세우는 토요타-렉서스 브랜드는 이 어려운 시기에 미래를 위한 먹거리를 준비했다. 
▲모두가 어려워 할 때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다 
자동차 소비자들의 패턴 변화는 NX 프로젝트에 정확하게 반영 됐다. 프리미엄 어번 스포츠 기어(Premium Urban Sports Gear), NX의 개발 콘셉트는 이 단어로 정리 됐다. 렉서스 브랜드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고수하면서 도시에서 쓰기에 편한 스포츠 유틸리티가 바로 NX의 정의가 됐다. 
여기서 주목할 단어가 하나 있다. 바로 ‘기어’다. 기어는 고성능 차량에만 붙이는 명칭이다. NX는 개발단계에서 부터 온갖 최첨단 기술력을 접목한 ‘도심형 고성능 차’를 지향하고 있었다. 
NX 개발에는 도요다 아키오 사장과 얽힌 히스토리가 있다. 자동차 마니아이기도 한 아키오 사장이 2009년 취임과 함께 개발을 주문 한 차가 바로 NX이다. 
▲아키오 사장의 선두 지휘 
NX 개발에는 렉서스의 고성능 스포츠카 LFA 개발팀이 그대로 투입 된 사연도 있다. 아키오 사장이 취임하기 전인 2003년, 토요타자동차의 정예 엔지니어들이 LFA를 개발하고 있었는데, 아키오 사장은 시제작차를 직접 몰아 보면서 개발을 독려 했다고 한다. 2009년 10월 도쿄모터쇼에서 LFA를 공개할 당시 벗겨지는 베일과 함께 차 안에서 문을 열고 나온 이가 아키오 사장이라는 사실이 많은 것을 이야기 해 준다. 
그랬던 아키오 사장이 사장 취임과 함께 LFA 개발팀에게 NX 개발을 주문했다. NX의 개발 콘셉트가 ‘어번 스포츠 기어’가 된 이유를 알만 하다.  
▲정확한 타깃 설정 
타깃은 도시에 거주하는 30대 중반에서 50대 초반까지의 독신 또는 커플로 정해졌다. 1989년 렉서스 브랜드가 출범할 당시 어필한 대목도 사회적 명사들의 ‘남과 다른 선택’이었다. NX는 도회지에 사는 활동적 세대들의 남과 다른 선택이 되기를 원했다. 미래지향적인 디자인 콘셉트는 필수적이었다. 프리미엄 마케팅의 주요 타깃층이 되는 뉴 어덜트(New Adult), 즉 안정 된 수입을 기반으로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가치를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여는 3040세대가 NX와 궤를 같이하는 소비층이었다. 
이들은 대개 얼리어답터 성향을 보인다. 건강, 재산증식, 취미, 레저, 노후 등에 관심이 많고 문화활동, 여행, 레저 같은 고비용 취미활동도 적극적으로 즐긴다. 인터넷의 활용도가 높아 새로운 금융이나 상품에 대한 정보가 누구보다도 빠르고, 여기서 습득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구매 결정에 활용한다.
이들에게 자동차는 이동수단이 아니라 자신을 생활을 반영하는 상징물이다. 평일인 출퇴근이나 업무용으로 쓰지만 주말이 되면 취미 활동에 동원하기 때문에 두 가지 용도를 모두 충족시켜야 한다. 즉 도심에서는 세련 되게, 여가 활동에서는 실용적으로 쓸 수 있는 차를 선호한다. 
▲세련되면서도 실용적인, 그것이 시티 라이프
디자인에서부터 고뇌가 시작 됐다. 진부하지 않아야 하고, 미래지향적이며 그러면서도 품격을 잃지 않아야 한다. NX 디자인에 대한 암시는 2005년 LFA가 콘셉트카로 등장할 때부터 꾸준히 암시 돼 왔다. 선처리가 과감해지고 입체감이 커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이 실제 양산차로 결정되기까지는 수많은 토론과 여론 수렴 과정이 있었다. 최종 디자인 결정 단계까지도 3가지 안이 올라왔다. 아키오 사장이 유러피언 스타일이라며 마음에 둔 A안, 렉서스 개발팀이 양산에 적합하다며 선호한 B안, 젊은 여성 디자이너가 고안한 C안으로 압축 됐다. 
최종 결정은 사장이나 개발팀이 아닌, 패널 평가에서 내려졌다. 패널들이 가장 선호하는 디자인은  C안이었고, 아키오 사장과 렉서스 개발팀도 C안이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디자인이라고 수긍하게 됐다. 
▲디자인 결정, 사장이 아닌 패널 평가단이 
이렇게 나온 NX는 강렬했다. 세상을 삼킬 듯한 그릴이 전면부에 압도적으로 자리잡았다. 헤드램프는 위아래로 날카롭게 뻗어 있다. 몸체에는 예리한 선들이 일정한 방향성을 갖춘 채 활기차게 뻗어 있다.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진취적인 도회지 감성이 아니면 나오기 힘든 디자인이다. 
이 같은 디자인을 탄생시킨 총괄은 도쿠오 후쿠이치다. “간결하고 쿨하게 디자인 해달라”는 도요다 아키오 사장의 주문에 따라 ‘스핀들 그릴’로 콧잔등을 화끈하게 찢었고 범퍼엔 아가미처럼 칼집을 저몄다. 찬반양론이 일었지만 도쿠오 총괄은 “100명이 그럭저럭 만족할 디자인 대신 한 사람이라도 열광할 디자인을 추구하겠다. 지금 디자인으로 놀라지 마라. 앞으론 더 과격해질 것이다”고 응수했다고 한다. 
▲실내 공간까지 들어온 스포츠 콘셉트 
외관이 형태를 갖추고 나면 실내 디자인이 이를 받쳐줘야 한다. LFA의 맥을 잇는 스포티한 감성은 시트 포지션에서부터 스포츠카 분위기가 드러나도록 했다. 대시보드를 높이고, 수평형으로 처리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시트 포지션을 낮추는 효과를 냈다. 스포츠카의 그것처럼 말이다. 
운전자의 몸이 닿는 곳에는 가죽 소재를 쓰고, 골력이 드러난 부분에는 금속 소재를 써 촉각과 시각이 받아들이는 느낌을 다르게 했다. 센터페시아를 감싸는 테두리에는 이음새가 하나도 없는 금속 부품을 썼다. 금속 띠는 쇳덩어리에서 바로 깎아낸 듯한 질감을 추구했다. 원목 패널에는 줄무늬 나무가 쓰였는데 38일 동안 67단계를 거치는 과정 끝에 제작에 투입 됐다. 
센터페시아 자체도 입체적으로 운전자 방향으로 튀어나와 있는데, 위쪽의 디스플레이존과 아래쪽의 오퍼레인션 존으로 나뉘어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계기반의 타코미터와 속도계는 바탕을 금속 소재로 만들었다. 스티어링 휠은 림에 가죽을 팽팽하게 당겨 씌웠고, 스포크는 금속 소재를 써 고급스럽게 했다. 콘솔박스 뚜껑 안쪽에는 손거울을 비치해 여성 운전자들을 배려했고 손거울 뚜껑을 열면 선글라스를 넣기 좋도록 수납공간을 만들었다. 선글라스를 꺼내 쓰고, 손거울로 모습을 확인하는 일련의 과정이 디자인에 반영 된 결과다.
▲라이프 스타일이 차를 바꾸는 시대
각종 제어장치들은 도시의 얼리어답터들도 만족할 수준으로 적용했다. 렉서스의 일반적으로 달려 있는 ‘리모터 터치 컨트롤’ 대신 ‘리모트 터치 패널’을 달았다. 터치 컨트롤이 마우스라면 터치 패널은 터치 패드라고 보면 된다. 터치패드는 스마트폰 세대에는 훨씬 직관적이다. 두 손가락을 이용해 확대하고 축소하는 조작도 가능하고 터치 패널을 쓸어넘기면 메뉴 전환도 이뤄진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장치를 단 것도 젊은 소비자층을 겨냥한 포석이다. 무선 충전을 지원하는 스마트폰 소지자는 콘솔박스 안쪽에 있는 슬롯에 전화기를 올려 놓기만 하면 충전이 된다. 레이더 센서를 이용한 후측방 경고 시스템은 사이드미러와 후방카메라가 놓칠 수 있는 사각지대의 안전을 책임진다. 운전자와 차량, 그리고 상대 차량과 보행자를 보호하는 최첨단 기술도 적용 됐다. 
자동차가 첨단 기술의 집약체라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다. 자동차의 발명이 인간 삶의 많은 부분을 바꿔 놓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거꾸로 인간의 삶이 자동차를 바꾸고 있다.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가 NX의 개발 과정에 용융 된 과정을 보면 명확히 알 수 있다. /100c@osen.co.kr
[사진] 렉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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