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리그] 한화 이도윤, "키 작아도 보여줄 것 많아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08.18 06: 00

"악바리 같은 선수다". 
한화 관계자는 내야수 이도윤(22)을 두고 이렇게 표현했다. 그의 체구는 173cm, 71kg으로 작지만 하고자 하는 의지는 누구보다도 크다. 북일고 출신으로 지난 2015년 2차 3라운드 전체 24순위로 지명됐지만 첫 해 시즌을 마친 뒤 보류선수명단에서 제외돼 육성선수로 전환되는 아픔도 겪었다. 
하지만 지난 5월 정식선수로 전환되며 꿈에 그리던 1군 무대도 밟았다. 매년 조금씩 성장했고, 올 시즌 퓨처스리그 주전으로 자리잡았다. 75경기 타율 3할3리 79안타 6홈런 35타점 52득점 13도루 22볼넷 출루율 3할6푼 장타율 .471을 기록 중이다. 수비 포지션은 2루수, 유격수를 오가고 있다. 

이도윤은 "작년부터 야구에 진지해졌다. 잘리더라도 후회 없이 해보자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 곧 군대도 가야 한다. 달라지지 않으면 안 된다"며 "작년까지 힘든 시기도 많이 있었다. 왜 나를 써주시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코치님들께 '저 좀 써주세요'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데뷔 초에는 수비가 문제였다. 이도윤은 "고교 시절 1학년 때 유격수·2루수를 보다 2학년 때 외야로 나갔고, 3학년 때는 다시 내야로 들어와 3루를 맡았다. 내가 생각해도 수비를 잘 못했다. 지난해 채종국 수비코치님과 연습하며 많이 늘었다. 지금은 2루수, 유격수 어디든 좋다"고 말했다. 
타격에서도 올 시즌 큰 발전을 이뤘다. 특히 장타력이 향상됐다. 지난해까지 퓨처스 3년 통산 213경기에서 홈런이 2개였지만 올해는 75경기 벌써 6개를 쳤다. 장타율도 .455로 가장 높다. 이도윤은 "어릴 적부터 덩치에 비해 멀리 친다는 말을 들었다. 지금은 힘도 붙었고, 투수들의 공에 노림수가 생겼다. 체구는 작지만 제 스윙과 제 타이밍에 맞으면 충분히 담장 밖으로 넘길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작은 체구로 손해를 본 것도, 볼 것도 없다는 게 이도윤의 생각이다. 그는 "우리팀 정근우 선배님을 봐도 알 수 있다. 작은 키 때문에 힘들었던 적은 없다. 작아도 보여줄 게 많다. 다른 사람들보다 더 세게 던지고, 멀리 칠 수 있다. 작은 사람들을 무시할 수 있겠지만 그럴수록 더 악을 갖고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5월말과 8월초 1군도 짧게 경험했다. 5월30일 대전 NC전 데뷔 첫 타석에선 초구에 2루 땅볼 아웃됐다. 이도윤은 "앞 타석에서 이성열 선배님이 홈런을 치고 난 다음에 초구 아웃되면서 내가 나온 줄도 모르는 분들이 많다"며 웃은 뒤 "작년까지 1군 덕아웃에 있는 게 목표였는데 막상 1군에 가니 경기를 많이 뛰고 싶더라. 앞으로 1군에서 오랫동안 풀타임으로 뛸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또 하나 목표가 있다면 팬들이 알아봐주고 당당하게 사인을 해줄 수 있는 선수가 되는 것이다. 이도윤은 "아직 저를 잘 모르는 팬 분들이 많다. 사인을 받고서도 '누구야?'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팬들이 내가 누군지 알고 사인 받을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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