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호 향한 이유 있는 비난, 이젠 힘 실어줄 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08.18 06: 00

시계를 4년 전으로 되돌려보자. 2014년 안방 인천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한국야구대표팀은 극심한 논란과 비난에 시달렸다. 최종 엔트리 24명 중 13명이 군미필 선수로 '실력이 아닌 병역 위주 선발'이란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고도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부상을 참고 대회에 참가한 미필 선수의 솔직 인터뷰에 여론이 들끓었다. 징병제를 시행 중인 우리 사회에서 병역 문제는 가장 민감한 사안 중 하나. 국민적인 공감대를 얻는 게 우선이지만 쉽지 않다. 
올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앞두고도 같은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엔트리 24명 중 군미필 선수는 9명으로 4년 전보다 4명이 줄었다. 실력과 여론의 지지를 업어 대체 선수로 뽑힌 이정후와 최원태(이상 넥센)를 제외한 최초 엔트리 미필 선수는 7명이었다. 

그러나 만 28세로 입대 연기 나이를 꽉 채운 오지환(LG) 박해민(삼성)이 포함되면서 여론이 크게 악화됐다. 두 선수는 지난겨울 군 입대를 미뤘다. 상무·경찰야구단 입대 제한 나이를 넘기며 선수 입장에서는 배수진을 쳤지만 이마저도 노골적인 병역 혜택 목적으로 치부됐다. 
매번 아시안게임 야구는 우리나라만 극성이다. 일본은 사회인·대학 아마추어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리고, 대만도 최정예 멤버는 아니다. 병역 문제가 걸린 우리나라만 거의 대부분 프로 선수들로 구성된다. 병역 혜택에 대한 목적이 뚜렷하기 때문에 국민 정서가 안 좋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올해는 유독 논란이 더 크다. 선동렬 대표팀 감독조차 최근 사석에서 "선수 선발에 대한 비판은 감독이 감수하겠지만 선수들의 사기를 꺾는 비난은 제발 자제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토로할 정도였다. 논란 대상 선수들이야 말할 것 없고, 그렇지 않은 선수들까지 의기소침해질 우려가 있다. 
18일 소집되는 대표팀은 22일까지 잠실구장에서 훈련을 실시한 뒤 23일 격전지 자카르타로 출국한다. 부상자들의 대체 선수까지 확정된 만큼 더 이상 논란은 불필요하다. 이제 주사위가 던져졌다. 결과에 대한 책임은 논란의 당사자들이 져야 할 몫이다. 비난은 결과가 나온 뒤 하면 된다. 시작도 전에 어깨가 축 처진 대표팀에 힘을 실어줄 때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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