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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 대참사' 8실점, LG 불펜 어떤 문제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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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한용섭 기자]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LG전. LG 마운드는 7회 수비에서 대참사를 당했다. 6회까지 선발 김대현이 6이닝 3실점으로 호투하며 8-3으로 리드했다. 타선은 초반에 화끈하게 폭발해 두산 선발 장원준을 2이닝 7실점으로 강판시켰다. 두산전 8연패를 끊을 것으로 보였다.

7회, LG 불펜이 가동됐다. 하지만 1이닝 8실점의 악몽, 필승조 3명이 와르르 허용한 성적이다. 무슨 문제가 있었던 것일까.

# 가장 먼저 좌완 진해수가 올라왔다. 두산은 2번 타순부터 시작, 2번 최주환과 4번 김재환 이어 5번 오재원까지 좌타자다. 좌타 봉쇄 임무로 나온 진해수는 공 9개를 던지고 안타, 사구, 안타를 허용해 무사 만루에 몰렸다.

만루 위기, 1차 변곡점이었다. LG 벤치는 좌완 진해수에게 좌타자 오재원까지 맡겼다. 좌타 대응에 실패했기에, 우완 불펜으로 교체할 수도 있었지만 밀고 나갔다. 앞타석에서 홈런을 때린 오재원은 올해 좌투수 상대 타율이 3할9푼5리(81타수 32안타), 우투수 상대 타율 3할5리(190타수 58안타)보다 높다. 결과는 1타점 적시타.

# 8-4로 앞선 무사 만루에서 진해수(0이닝 4실점)가 내려가고 사이드암 신정락이 올라왔다. 전날 2이닝 30구를 던지며 패전 투수가 된 신정락은 첫 타자 승부에 실패했다. 김재호에게 2타점 적시타(8-6 리드)를 허용했다. 좌타자 류지혁에게 안타를 맞아 다시 무사 만루 위기가 됐다. 신정락(0이닝 2실점)은 불을 더 키워놓고 강판됐다.

# 3번째 선택은 김지용이었다. 사흘 연속 등판. 19일 2이닝 16구, 20일 1이닝 24구를 던졌다. 21일에는 투구 도중 팔꿈치 불편함을 보였다. 이날 경기 전 류중일 감독은 "평소에도 있는 일시적인 팔꿈치 통증이라고 한다. 지금은 괜찮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3일 연투에 나선 김지용은 박세혁을 중견수 희생플라이(8-7 리드), 대타 양의지를 유격수 인필드플라이로 2아웃을 잡아 위기를 넘기는 듯 했다. 그러나 2사 1,2루에서 허경민에게 역전 2타점 2루타(8-9 역전)를 허용했다. 이어 최주환에게 초구 투런 홈런까지 맞았다. 김지용(⅔이닝 2실점)은 3연투 부담을 극복하지 못했다.

# 스코어는 8-3에서 순식간에 8-11로 뒤집혔다. 이동현이 올라와 3번째 아웃카운트를 잡고 7회가 끝났다. 8회 이동현(⅔이닝 4실점)은 홈런 2방을 맞았고, 1사 1,3루에서 내려갔다. 여건욱이 올라와 1⅔이닝 3피안타 2실점(1자책)으로 경기를 마쳤다.

# 이날 마무리 정찬헌을 제외한 불펜 5명이 등판했다. 4일 동안 3경기 4⅓이닝(59구)을 던진 고우석은 쉬었다. 팀내 직구 스피드가 가장 빠른 고우석을 쓸 수 없었던 것이 아쉬웠다. 전날 연장 12회 접전을 벌여 불펜 부담이 컸다.(이는 두산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LG는 현재 1군 엔트리에 투수 12명(선발 5명, 불펜 6명, 마무리 1명)만 있다. 여름 무더위에 투수들이 지치고, LG 불펜 평균자책점이 하위권 수준임에도 투수가 한 명 적다. 타자가 15명이다. 

전반기 막판 류중일 감독에게 '투수가 13명이 아닌 12명인 이유'를 묻자 "대타 자원이 필요해서 타자를 한 명 더 늘렸다"고 말했다. 대타 요원 서상우, 1루 백업 김용의, 내야 백업 윤진호, 외야 백업 및 대주자 안익훈 등이 엔트리에 포함돼 있다.

이날 7회 1차적으로 진해수가 대위기의 불씨를 피웠다. 유일한 좌완 불펜 진해수가 계속 부진하다면, 2군에 있는 좌완 윤지웅을 불러올려서 좌타자 상대로 번갈아 짧게 기용하는 방법도 있다. 3일간 4이닝 55구를 던진 신정락에게 무사 만루는 부담됐다. 열흘 넘게 한 번도 등판하지 않은 여건욱을 점수 차가 있을 때 올렸더라면, 마지막으로 나와 실점했지만 점수와 아웃카운트를 바꾸는 것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LG 불펜은 위기를 막아내기도 하고 실점하기도 한다. 불안하긴 하지만 계속 기용할 수 밖에 없다. 특출한 투수가 툭 튀어나올 여력은 없다. 최대한 연투를 자제하고, 추격조 투수까지 최대한 활용해 던지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3연투로 무너진 김지용은 지난 19일 넥센전 8-3으로 크게 앞선 9회에도 등판해 2이닝을 던졌다. 다음 날 류 감독은 이에 대해 "(8회) 김지용의 투구 수가 적어서 끝까지 던지게 했다"고 했다. 그 때는 3연투를 하게 될 줄 몰랐을 것이다.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르기에 여유가 있을 때는 불펜 투수들이 서로 부담을 나누는 것이 좋다.  

/orange@osen.co.kr [사진] 잠실=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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