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의 벽’ 조동화의 아쉬운 마무리와 새 출발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7.16 09: 29

SK 외야수 조동화(37)가 현역 생활의 마침표를 찍었다. 현실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고, 이제 조동화는 새 출발을 앞두고 있다.
조동화는 16일 구단을 통해 은퇴를 선언했다. 조동화는 “은퇴를 결정하고 나니 마음이 오히려 편해진 것 같다. 실력이 최우선인 프로야구 무대에서 데뷔했던 구단에서 은퇴까지 한다는 것은 정말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 동안 팀을 위해서 희생번트를 많이 댔었는데 이제는 가족들과 야구 후배들을 위해 희생하면서 살도록 하겠다. 지금까지 응원해주신 팬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조동화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뛰어난 수비력과 주루, 그리고 작전수행능력을 바탕으로 한 팀의 소금이었다. 또한 신고선수(현 육성선수) 출신으로 프리에이전트(FA) 자격까지 행사하는 등 보기 드문 인간승리의 드라마를 썼다. 2001년 1군에 데뷔한 조동화는 1군 통산 1189경기에서 타율 2할5푼, 736안타, 191도루를 기록한 것을 마지막으로 18년 동안의 현역 생활을 접는다.

조동화는 2015년 시즌을 앞두고는 SK와 4년 총액 22억 원에 계약했다. 당시 SK는 조동화의 기량과 그라운드에서의 숨은 가치는 물론 리더십과 팀에 대한 헌신 등을 높이 평가해 예상보다 많은 금액을 안겼다. 팀의 주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5년 119경기, 2016년 76경기에 뛴 이후로는 팀 내 입지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이에 지난해와 올해는 아예 1군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사실상 두 번째 은퇴라고 봐도 무방하다. 조동화는 지난해 팀의 1군 전력에서 사실상 배제된 뒤 구단 프런트 일을 도왔다. SK는 현역 시절 뛰어난 센스와 눈썰미를 자랑한 조동화가 전력분석 등 다방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이에 현역으로 뛰며 받는 연봉까지 모두 보전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 내부에서도 은퇴 코스를 밟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조동화는 2017년 시즌이 끝난 뒤 구단 고위층에 “현역을 이어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조동화는 당시 “FA 계약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은퇴를 하면 나쁜 전례를 남길 것 같다”는 이유를 들었다. 마지막까지 불꽃을 태워보겠다는 의지도 있었다. 구단도 선수의 의사를 존중했다. 다만 현실의 벽이 제법 높았다. 사실상 2017년 현역으로 활동하지 못한 조동화의 기량은 크게 떨어져 있었던 상황이었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의 구상에도 조동화의 이름은 없었다.
이에 조동화는 퓨처스팀(2군)에서도 기회를 얻지 못했고, 최근까지 루키팀(3군) 연습경기에 간간히 모습을 드러낼 뿐이었다. 도중에 허리 부상으로 쉰 기간까지 있어 1군 진입이 더 어려워졌다. 이에 조동화는 전반기가 끝날 때쯤 미련을 버리고 결단을 내렸다. 
향후 거취는 아직 미정이다. 당초 SK는 지난해 조동화에게 코치직 제안을 고려했으나 조동화가 은퇴를 미뤘다. 때문에 그의 자리로 유력했던 1루 베이스 코치 자리가 박재상 현 코치에게 넘어간 상황이다. 당장 남는 코치 보직은 없어 지도자로 새 출발을 하기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
다만 코치로서의 능력 또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터라 빠른 시일 내에 SK 유니폼을 다시 입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게 구단 안팎의 시선이다. 오랜 기간 성실하게 뛰며 구단 구성원들의 신임을 많이 얻기도 했다. SK는 그간 조동화가 팀에 한 공헌을 생각해 후반기 적절한 시기에 은퇴식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조동화도 "생각하지도 않았었는데 구단에서 은퇴식까지 마련해준다고 해서 너무 고마웠다"며 팬들과의 작별을 준비하고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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