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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의 SK랩북] ‘재계약 시험대’ 힐만, 어떤 기사가 기다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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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두 기사는 약간의 팩트와 그보다 더 많은 허구를 섞은 가상의 기사다.

‘믿음 야구’ 힐만의 큰 그림, 시련 뒤 더 강해진 SK

감독의 믿음에 궁극적으로 선수들이 응답했다. 시즌 전 세웠던 큰 그림에도 서서히 다가서고 있다. 매년 팀을 괴롭혔던 ‘여름 징크스’를 넘어선 SK가 더 강해진 전력과 함께 2010년 이후 첫 정규시즌 우승에 도전한다.

SK는 7월 31일 넥센과의 경기를 마친 현재 선두 두산을 바짝 추격하며 올 시즌 한국시리즈 직행 싸움을 ‘양강 체제’로 만들었다. 최근 위닝시리즈 행진 및 연승을 이어가며 차곡차곡 승수를 쌓은 결과 한때 8경기까지 벌어졌던 두산과의 승차가 어느덧 2경기로 줄어들었다. 남은 일정을 고려하면 충분히 한국시리즈 직행도 노려볼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섰다.

팀이 갈수록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 예비 전력이 풍부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다. 고비를 넘기는 과정에서 팀 전력을 재정비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실제 3~4월 20승10패로 좋은 출발을 보인 SK는 5월 1일부터 6월 12일까지 15승18패에 그치며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하지만 6월 중순부터 다시 힘을 내기 시작했고, 휴식을 마치고 복귀한 김광현의 가세 이후 가파르게 승수를 쌓고 있다.

체계적인 관리를 받은 선발투수들은 선발 평균자책점 1위를 기록하며 충실하게 경기를 만들어주고 있다. 연승은 최대한 길게, 연패는 최대한 짧게 처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여기에 불펜도 그럭저럭 버티면서 이기는 경기는 확실히 지켜주고 있다. 무엇보다 타격이 살아난 것이 반갑다. 6월 중순까지 타율이 2할대 중반까지 처지며 고전했던 팀의 간판타자들이 꾸준한 출장 속에 바닥을 찍고 반등했다.

사실 불펜과 야수 쪽에 문제가 있었던 SK다. 시즌 전 그렸던 그림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김주한이 팔꿈치 수술을 받은 불펜은 윤희상 백인식 등 필승조 요원으로 생각했던 선수들이 부진해 위기에 놓였다. 최정 한동민 김동엽 정의윤 등 몇몇 타자들도 홈런과는 별개로 타율이 떨어지며 연결력 측면에서 문제를 드러냈다. 하지만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정면 돌파를 선언한 끝에 결국은 선수들을 정상궤도로 올려놓는 데 성공했다.

일부 선수들을 2군에 보내 재정비를 하라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힐만 감독은 선수들이 가진 기량을 신뢰했다. 오히려 떨어지는 타율에도 “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스윙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기를 살렸다. 날이 무더워진 6월 중순부터는 적당한 체력 안배로 관리 또한 힘썼다. 심리적·체력적 부담을 던 선수들은 바닥까지 떨어진 타율이 서서히 올라가며 득점에 공헌했고, 지난해 세운 한 시즌 팀 최다 홈런(234개)을 경신할 페이스로 나아가고 있다.

적절한 조커 투입도 힐만 감독의 승부사 기질을 대변했다. 1군 선수들의 페이스가 떨어지자 6월 중순부터는 그간 독기가 올라 있었던 2군 선수들을 적절하게 기용하며 힘을 보충했다. 많은 변화는 아니었지만 2군에서 가장 좋은 페이스를 선보이고 있는 선수들을 적시 적소에 배치했고, 이 선수들이 소금과 같은 몫을 하며 고비 때마다 힘을 보탰다. 핵심 선수는 그대로 남기되, 몇몇 자리에서의 적절한 1·2군 순환은 선수단 전체에 건전한 경쟁의식을 불어넣었다.

전문가들은 SK의 상승세가 당분간은 계속될 것이라 점치고 있다. 대개 현장과 프런트가 머리를 맞대 최적의 결론을 도출한 시즌 전 구상이 그대로 이어져야 팀이 강해질 수 있다. SK는 주축 선수들이 한 차례 고비를 넘기고 자신의 자리로 복귀한 이상적인 모양새다. 체계적인 관리 속에 특히 마운드는 체력적인 부담이 타 팀에 비해 덜하다. 여기에 1군 생활이 길지는 않았지만 20대 초반의 어린 선수들이 1군에서 경험을 쌓으면서 미래를 본 발걸음도 조금씩 전진하고 있다.

뚝심으로 고비를 넘긴 힐만 감독의 관리야구에 재계약 가능성도 높아졌다. 힐만 감독은 2017년 시즌을 앞두고 2년 계약을 맺었고,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여기에 올해는 더 좋은 성적이 유력시됨에 따라 구단 내부의 신뢰도 한층 더 강해졌다. 한 구단 관계자는 “지난해에 비하면 승부처에서의 기민함이나 선수단 관리 기법, 투수 교체 시점 등이 더 발전했다. KBO 리그 특성에 많이 적응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가을야구에서 유의미한 성적을 낸다면 재계약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이야기했다. /skullboy@osen.co.kr

‘또 5위 싸움’ 힐만, 로이스터 전철 밟나

SK가 ‘여름 징크스’를 이겨내지 못했다. 다시 지긋지긋한 5위 싸움에 합류한 가운데 트레이 힐만 SK 감독의 시즌 운영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일각에서는 결국은 궁극적 목표 달성에 실패하고 한국을 떠난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SK는 7월 31일 넥센과의 경기를 마친 현재 5위를 기록하고 있다. 2·3위권과의 승차는 꽤 벌어졌고, 3~4팀이 물고 물린 4·5위 싸움에서 고전하고 있는 양상이다. 5월 한때 두산과 단독 선두 쟁탈전을 벌이기도 했던 SK를 생각하면 답답한 양상이다. 다른 팀과 같이 부상자가 속출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팀의 체감적인 하락세는 더 가파르게 느껴진다.

SK는 최근 들어 매년 시즌 초반에는 순항하다 5~7월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무너지는 경우가 잦았다. 올해는 막강한 선발 로테이션과 거포 군단을 앞세워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으나 결과적으로 도돌이표를 그리고 있다. 실제 3~4월 20승10패로 좋은 출발을 보인 SK는 5월 1일부터 6월 12일까지 15승18패에 그치며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여기에 6월 중순부터 7월 초까지 이어진 승부처에서 반등에 실패하며 답보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한때 +10을 웃돌았던 승패 마진은 사실상 다 까먹었다.

‘골든 타임’을 놓쳐도 제대로 놓쳤다는 비판적인 시각이 나온다. 그 중심에는 지나치게 경직된 힐만 감독의 용병술이 자리했다는 것이 야구 관계자들과 팬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SK는 5월 중순부터 일부 주축 선수들이 부진에 빠지며 위기에 몰렸다. 선발과 홈런을 앞세워 크게 무너지지는 않았지만, 이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지 못하는 경기에서는 대다수 패했다. 때문에 부진에 빠진 선수들을 2군에 내려 보내 재정비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꾸준히 있었다. “아직 승패 마진에 여유가 있을 때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힐만 감독은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았다. 코칭스태프의 몇몇 건의에는 “일단 조금 더 지켜보자”는 답이 돌아오기 일쑤였다. 감독 권한에 대항하기 쉽지 않은 프런트의 움직임은 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계속되는 1군 출장에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주축 선수들은 확실한 반등을 이뤄내지 못했다. 산발적인 활약만 있을 뿐,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여준 끝에 7월 초에야 몇몇 선수들이 2군에 내려가 조정을 거치고 있다. 불운하게도 이는 SK가 5월부터 우려했던 시나리오다.

주축 선수들을 반드시 살려 시즌 전 구상을 8월 이후 이어가야 했다. 이 논리는 힐만 감독이나 프런트의 생각이 일치했다. 그러나 힐만 감독의 방법론이 결과적으로는 패착이 되는 모양새다. 내부에서는 심상치 않은 조짐도 읽힌다. 2군 시설이 위치한 강화SK퓨처스파크는 초상집 분위기다. 아무리 잘해도 힐만 감독의 스타일에 부응하지 못하면 1군에 갈 수 없다는 자조가 섞인다. 물론 오해도 있는 대목이지만 지금까지의 기용 방식을 생각하면 꼭 틀렸다고만은 할 수 없다.

힐만 감독은 “여전히 많은 경기가 남아있고, 우리 선수들은 더 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2군에 있는 몇몇 선수들이 돌아오면 더 나은 전력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시즌을 길게 보고 있다. 그러나 성적이 떨어지다 보니 여유도 사라졌다. 당장의 압박 속에 주축 선수들은 매일 경기에 나가고 있고, 어느덧 체력적 부담을 안은 선수들의 성적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읽힌다. 27인 로스터의 한 두자리에 어린 선수들을 번갈아가며 기용하려던 시즌 전 구상은 당장의 급한 불 앞에 폐기처분된 지 오래다.

일각에서는 로이스터 감독의 이미지가 보인다는 지적도 있다. 로이스터 감독도 이른바 ‘노피어’로 대변되는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끝에 당시 하위권에 처져 있었던 롯데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보수적인 선수 운영, 작전에서의 세밀함 부재 등을 노출하며 결국 포스트시즌에서 큰 성과는 내지 못하고 3년 만에 한국을 떠났다. 일본시리즈 우승 경력이 있는 힐만 감독은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으나 결국 KBO의 특성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성적을 떠나 이런 과정이 재계약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는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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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주 뒤에 다시 뵙겠습니다. SK 담당기자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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