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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르노 클리오, ‘제대로 놀 줄 아는’ 파리지엥

[OSEN=강릉, 강희수 기자] 처음 봤을 땐, 매혹적인 치장 탓에 자기애만 강한 줄 알았다. 그런데 동해를 따라 난 바닷길을 달리고 나니, 제대로 놀 줄 아는 친구였다. 1,400만대. 이 숫자를 너무 가볍게 해석한 탓이리라. 그냥 예쁘기만 한 차로는 이 숫자에 도달할 수 없다.

지난 15일 시승행사의 중간 기착지, 강릉 하슬라 아트월드 마당에 도열하고 있는 르노 클리오의 모습은 때 이른 바캉스를 연상케 했다. 드넓은 해수욕장을 가득 메우고 있는 파라솔과 그 사이를 오가는 울긋불긋한 놀이객들, 아슬라 아트월드의 아름다운 조경을 배경으로 젊음과 열정이 일렁이는 한 여름 바닷가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예쁘다” “귀엽다”를 연발하게 하는 르노 클리오는 1990년 처음 출시 돼 28년 동안 월드 베스트셀링카의 반열에 올라 있는 소형차다. 프랑스 내에서만 20년 동안 연간 판매량 1위를 기록했고, 르노 그룹내에서도 가장 많이 팔리는 차 1위 자리는 항상 클리오의 차지였다. 지난 28년간 팔린 차가 모두 1,400만대에 이른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클리오가 가진 매력을 잘 설명해 준다. 

클리오의 디자인 콘셉트는 르노 브랜드의 디자인 철학을 가장 잘 따르고 있다. 따뜻하고 감각적이며 심플 한 것이 르노 브랜드의 디자인 철학이다. 외장을 장식하고 있는 색채만 봐도 클리오가 얼마나 감각적인지 이내 알 수 있다. 레드와 블루, 화이트가 기본 색상이지만 그 바탕에는 블랙이 연하게 깔려 있다. 보는 이의 식욕과 소유욕을 자극하는 색채다.

2005년 출시 된 3세대 클리오의 디자인을 계승하고 있지만 이번에 국내에 출시 된 4세대 페이스리프트 모델(2016년)은 3세대와는 큰 차이가 있다. 체중이다. 2012년부터 시작하는 4세대 모델은 3세대 대비 차체하중이 100kg이나 줄었다. 클리오 같은 소형차에서 100kg이라면 어마어마한 차이다. 그만큼 더 몸놀림이 날렵해 졌다.

경포호 주변, 골든튤립 스카이베이 경포호텔을 출발해 동해고속도로 강릉IC-남강릉IC를 내달렸다. 옥계와 정동진 해안도로를 지나 하슬라 아트월드까지 이르는 62.7km 시승구간 내내 클리오는 즐겁고, 유쾌하고 발랄했다. 달리고 있는 앞차의 뒷모습만 봐도 예뻐 죽겠다는 표정이 지어졌다.

르노의 앙증맞은 디자인을 빛나게 해 주는 것은 비율이었다. 작은 차체에 타이어는 모두 17인치를 장착하고 있었다. 사실은 타이어가 자리하는 앞뒤 펜더 자체가 훤칠하고 큼직했다. 클리오를 작게만 보지 말아 달라는 위협이었다. 작은 체구이지만 큰 걸음을 뛴다는 항변이기도 했다.

소형차이지만 루프 뒤쪽 끝에는 리어 스포일러가 달려 있고, 전면부 범퍼 하단에는 고속 주행시 그릴 셔터가 저절로 닫히는 액티브 그릴 셔터가 설치 돼 있다. 공기 저항을 줄이는 역학이 디자인에 녹아 들었다. 한마디로 살살 타지 말고 막 달려 달라는 얘기다.

고속도로에서 진가가 발휘 됐다. 클리오는 르노의 5세대 1.5 dCi 디젤 엔진과 독일 게트락사의 6단 DCT 자동 변속 시스템을 조합하고 있다. 르노삼성의 QM3에서 이미 경험해 본 파워트레인이다. 우려가 감돌았다. QM3에서는 4000rpm에서 발휘 되는 최대 출력 90마력, 1750rpm~2,500rpm에서 발휘 되는 최대토크 22.4kg.m이 모자란다는 느낌을 갖고 있던 터였다.

그러나 같은 엔진이지만 클리오에서 발휘 되는 퍼포먼스는 달랐다. QM3가 1.5 dCi가 입기에는 큰 옷이었다면 클리오는 말 그대로 ‘깔맞춤’이다. 차체는 가볍고, 디자인은 공기역학적으로 설계 됐으며, 차제 중심은 지면에 가까이 가 있었다.

초반 가속에서 머뭇거림이 없었다. 날다람쥐가 장애물들을 헤치며 숲 속을 종횡무진 하는 모습 같다. 고속 주행에서는 막힘이 없었다. 제대로 탄력이 붙으면 시속 180km도 거뜬해 보였다. 17인치 알로이휠에 끼워진 편평비 45의 타이어는 안정적인 접지력을 자랑했다. 클리오의 차량 해설에는 “프런트 서스펜션은 정교한 핸들링을 고려해 튜닝 됐고, 리어 서스펜션은 고속 주행에서 안정된 승차감을 유지하도록 세팅 됐다”고 나와 있다. 

상대적으로 방음 설비가 덜 돼 있어 노면 마찰음이 크게 들리는 한계가 있긴 했지만, 펀 드라이빙을 추구하는 이들에겐 이 또한 받아들일 만한 생동감이다.

날 것의 느낌으로 인해 얻는 것도 많았다. 젠(ZEN) 트림 1,990만원, 인텐스(INTENS) 트림 2,320만원의 가격을 가능하게 했고, 17.7Km/l라는 믿기지 않는 연비도 덤으로 얻는다. 이날 시승행사 참가자들은 연비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고속주행과 와인딩 코스를 소화했지만 공인 연비 이상의 결과를 얻어낸 이들이 수두룩했다.

르노삼성자동차가 고심해서 결정한 다이아몬드 형의 ‘르노 엠블럼’은 신의 한 수였다. 클리오는 후면부가 특히 아름다운데 방사형으로 뻗쳐가는 기운들을 한 곳으로 모아 줄 포인트가 필요한 구조다. 방사형의 중심에는 르노삼성의 ‘태풍의 눈’ 보다는 르노의 ‘다이아몬드’가 훨씬 더 존재감이 강해 보인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내부에서 많은 논란이 있었다. 르노 본사에서도 태풍의 눈 엠블럼에 애착을 갖고 있는 이들이 많았다”고 귀띔했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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