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 예의바른 오타니, 부진한 경기도 인터뷰 ‘성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8.04.21 06: 16

경기는 망쳤지만 인터뷰는 성실하게 임했다. 오타니 쇼헤이(24·에인절스)의 프로정신이었다.
LA 에인절스는 20일(한국시간) 미국 애너하임 에인절스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2018시즌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에게 2-8로 졌다. 6번 지명타자로 나온 오타니는 4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부진했다. 오타니의 타율은 3할6푼7리에서 3할2푼4리(34타수 11안타)로 하락했다. 오타니가 선발타자로 나와 무안타에 그친 것은 8경기 만에 처음이었다.
오타니는 18일 보스턴전 선발투수로 나와 2이닝 3실점 4피안타 2볼넷 1삼진 1피홈런으로 첫 패전투수가 됐다. 불과 3일 만에 패전과 무안타를 경험하며 이도류 도전의 쓴맛을 봤다.

메이저리그 경기가 끝나면 클럽하우스에서 선수들과 인터뷰 시간이 주어진다. 선수들이 반드시 인터뷰에 임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선수들은 경기 후에 물건을 때려 부수며 분풀이를 한다. 홈런을 쳐도 팀이 패해서 기분이 나쁘다며 인터뷰를 거절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선수의 의사도 존중해야 한다. 그래서 부진한 선수를 반드시 인터뷰 해야 할 상황은 늘 곤욕스럽다.
오타니처럼 많은 기자들의 관심을 받는 선수는 클럽하우스가 아닌 넓은 인터뷰실에서 따로 인터뷰를 진행한다. 오타니를 취재하러 오는 일본기자만 50명이 넘는다. 오타니 입장에서 잘하든 못하든 항상 경기 후 그들과 마주해야 하니 쉬운 일이 아니다.
오타니의 타격부진 후 취재진은 걱정이 많았다. 그가 인터뷰를 거절하지는 않았지만 행여 제대로 답변을 하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문제였다. 하지만 기우였다. 오타니는 경기가 풀리지 않아도 먼 산을 보거나 모자를 고쳐 쓸 뿐 폭력적인 행동은 전혀 없었다. 그는 인터뷰실 등 경기장 바깥에서도 항상 예의가 바른 청년이었다.
‘왜 체인지업에 삼진을 당했느냐?’는 민감한 질문에도 오타니는 성실하게 답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체인지업이 못 치는 구종은 아니다. 오늘 공은 달랐다. 처음 보는 구질이었다. 상대투수의 체인지업이 역시 좋은 공이었다”고 답했다.
상대에 대한 존중도 있었다. 오타니는 보스턴에 대해 “첫 경기를 던지고 패전했지만 컨디션은 나쁘지 않았다. 보스턴은 역시나 좋은 팀이었다. 그런 팀을 상대로 나도 경험을 많이 쌓았다. 나도 매일 나아지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상대 실력을 인정했다.
오타니는 통역을 거쳤지만 질문한 기자들과 일일이 눈을 마주치며 답변을 했다. 미국 기자들에게 고개를 숙여서 인사하는 그의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미국 기자들이 퇴장한 뒤 본격적으로 일본 기자들이 일본어로 추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 시간이 총 15분 정도로 다른 선수에 비해 긴 편이었다. 오타니는 끝까지 성실하게 답한 뒤에 인사까지 하고 나갔다. ‘이도류’에 도전하는 스타라는 특권의식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애너하임=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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