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빈, 개막시리즈 선발 유력… 2017 김원중 어게인?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03.22 06: 01

롯데 자이언츠의 '괴물 신인' 윤성빈(19)은 개막시리즈 선발 투수의 중책을 맡을 전망이다. 2년차 선수지만 사실상 신인과도 다름없는 윤성빈에게는 막중한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1년 전의 기억을 떠올린다면 또 다른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
롯데는 지난해 지역 라이벌이자, 지난 2016년 14연패와 시즌 전적 1승15패의 절대 열세를 면하지 못했던 NC 다이노스와 개막 3연전을 가졌다. 개막전은 접전 끝에 패배. 특정 팀 상대 15연패가 이어졌다. 자칫, 2016년 악몽의 연장 선상이 될 수도 있었고, 암울한 전망이 이어질 수 있었다. 
이 상황에서 개막시리즈 두 번째 경기 선발 중책을 맡은 선수는 첫 풀타임 선발에 도전하는 2012년 드래프트 전체 5순위로 지명된 김원중이었다. 김원중은 1군 경험이 그나마 있었지만, 이마저도 불펜 투수로 경험이었고 첫 선발 등판이었다. 김원중 입장에서는 부담백배의 상황이었다.

그러나 김원중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김원중은 첫 선발 등판 경기에서 5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의 대역투를 펼치면서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NC전 15연패를 마무리 지은 순간이었고, 김원중은 그 주역으로 우뚝 섰다. 결국 김원중은 첫 등판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풀타임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고 7승(8패) 평균자책점 5.70의 기록을 남기며 선발진에 안착했다. 
이제 롯데는 다시 한 번 지난해 김원중이 일으킨 기적을 노린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시범경기가 종료된 지난 21일 , "오는 25일, SK와의 개막 시리즈 2차전 선발 투수로 윤성빈의 등판이 유력하다"고 밝혔다. 첫 정규시즌 등판이 선발 등판이고, 그것이 개막시리즈라는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24일 개막전 선발 투수는 역시 KBO리그 데뷔전을 갖는 새 외국인 투수 펠릭스 듀브론트다.
일단 조원우 감독은 "만약 송승준의 상태가 괜찮다면 송승준으로 선발을 변경할 가능성이 높다"고 여지를 남겨두긴 했다. 하지만 송승준을 비롯해 김원중 등 다른 토종 선발 투수들의 SK 원정 성적은 그리 뛰어나지 않다. 위험부담이 있다. 좌완 듀브론트에 이어 또 다시 좌완인 브룩스 레일리를 선발 투수로 내세우는 것에 다소 부담을 느꼈던 조원우 감독이고, 이를 토종 우완 선발로 대체하려는 생각이다. 결국 송승준, 김원중에게 시즌 첫 등판부터 지난해 상대 전적에 대한 부담을 안겨주는 것을 피하기 위해 차라리 백지 상태인 윤성빈이 낫다는 내부 분석인 셈.
윤성빈은 지난해 1차 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했지만 어깨 통증으로 재활에만 매진했고, 올해 들어서 첫 선을 보였다. 시범경기에서 공식 기록은 3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3실점(2자책점)의 성적. 지난 14일 사직 LG전의 성적이다. 여기에 지난 20일 강풍과 한파로 노게임 선언 된 사직 KIA전 시범경기에서도 선발 등판해 2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의 기록을 남긴 바 있다. 
속구 최고 구속은 LG전 149km, KIA전에서는 150km를 찍었다. 속구의 구위와 구속은 이미 예전부터 인정을 받아왔던 부분이었고, 1군 실전 마운드 위에서도 선보였다. 제구력 역시 우려했던 수준까지는 아니었다. 희망과 가능성을 확인했던 시범경기였던 셈. 슬라이더와 포크볼의 구사도 나쁘지 않았고,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을 수 있다는 능력도 선보였다. 
하지만 슬라이드 스텝이 아직 느리고, 세트 포지션이 불안정한 부분은 LG와의 시범경기 첫 경기, 보크로 나타났다. 경험 부족도 확인할 수 있었던 대목. 일단 1군 마운드에서 경험 자체가 전무하다시피 하기에 이 부분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 스태미너 역시 확인해야 할 부분. 시범경기 선발로 등판했지만 총 5이닝에 불과했다.
일단 조원우 감독은 윤성빈에게 개막시리즈 2차전 중책을 맡기지만, 2선발이 아닌, '두 번째 선발 투수'라는 생각을 갖기를 바랐고, 실제로도 큰 활약을 바라지는 않고 있다. 조원우 감독은 “다른 투수들에 비해 기대치는 높지 않다. 사실상 신인이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면서 “그래도 자신 있게, 시원하게 던져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하며 윤성빈에게 당부를 전했다. 
사실, 롯데와 윤성빈 입장에서는 잃을 것이 없다. 윤성빈의 선발 매치업 상대는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 김광현이 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경험이 필요한 상황이고 그 경험에서 얻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경기의 승패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기적을 바라는 눈치는 어쩔 수 없는 일. 1년 전 김원중에 대한 잔상이 남아 있는 만큼 비슷한 기적이 일어난다면, 롯데 입장에서는 당연히 쾌재를 부르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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