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나디나 다목적 2번 카드, 김기태 감독의 속뜻은?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8.03.19 09: 02

"여러가지를 준비해야죠".
KIA 외국인 타자 로저 버나디나가 시범경기에서 2번 타자로 출전했다. 지난 16일 넥센과의 경기에 이어 19일 삼성과의 대구경기에서도 2번 타자 겸 중견수로 나섰다. 작년 시즌 버나디나는 2번 타자로 출전한 경험이 없다. 김기태 감독의 2018시즌용 새로운 카드라고 볼 수 있다. 
작년 2번 타자는 주로 김주찬이 나섰다. 시범경기에서는 버나디나가 2번으로 나서면 김주찬이 3번 타순으로 옮겼다. 이명기와 버나디나 테이블세터진을 선보인 것이다. 김기태 감독이 이처럼 버나디나를 2번으로 내세우며 새로운 실험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작년 KIA 타선은 이명기-김주찬의 테이블 세터진, 버나디나-최형우-나지완의 클린업, 안치홍-이범호-김민식-김선빈의 하위타선을 앞세워 KBO리그를 지배했다. 역대 최다 7명의 규정타석 3할 타자를 앞세워 역대 팀타율 1위(.302)와 역대 최다안타(1554개), 역대 팀 득점 2위(906점)까지 세웠다. 
기본적으로 버나디나는 강한 타자이다. 작년 타율 3할2푼, 27홈런, 111타점을 기록했다. 김기태 감독은 강한 2번과 7번타자를 선호한다. 특히 빅이닝(대량 득점)을 위해서는 공격력을 갖춘 2번 타자를 필요하다고 본다. 버다니나는 9번 김선빈과 1번 이명기가 만들어낸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시키거나 찬스를 이어주는 임무에 최적일 수 있다. 
더욱이 버나디나는 왼손타자에 발이 빨라 병살타가 9개로 적은 편이다. 내야 안타 생산력도 갖추었다. 작년 32개의 도루를 성공시켰고, 번트 등 작전수행 능력도 좋은 편이다. 클린업트리오에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줄 수 있다. 버나디나는 전통적인 2번의 성향도 갖추었고 강한 공격력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타격의 기량이 정점에 오른 1번 타자 이명기를 보호하려는 의도도 있다. 이명기를 풀타임 1번 타자로 기용하기에는 체력적, 정신적으로 부담이 생긴다. 그래서 가끔 9번 타자로 내세울 계획도 있다. 이럴 경우에는 김선빈 혹은 김주찬도 1번 타자로 나서고 버나디나가 2번으로 짝을 맞출 수 있다.   
감독들이 타순을 조정하는 이유는 최대한 득점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버나디나의 2번 카드가 실제로 정규시즌에서 활용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  분명한 점은 버나디나의 팔방미인 공격력이 타순 조정에 여유를 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김기태 감독도 "버나디나가 활용도가 높은 선수이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타순에서도 여러가지 카드를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sunn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