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GLC 쿠페’가 SUV의 약점을 극복한 지혜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8.02.26 13: 32

 애초에 세단이 없었다면 쿠페도 없다. 정통 세단이 총족시켜 주지 못하는 그 무엇을 위해 쿠페는 독자적인 진화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쿠페가 추구하는 덕목은 아름다움이다. 미의 가치는 심미적 단계를 넘어 화려함까지 넘보고 있다. 설사 원조(元祖)가 지닌 장점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말이다. 
세단에서 쿠페를 파생시킨 진화 방식은 SUV에도 그대로 적용 됐다. 이번 경우는 수요가 먼저인지 공급이 먼저 인지는 알 수 없으나, 자동차 제조사들은 주저할 바 없이 쿠페형 SUV를 공급하기 시작했고, 그 공급은 마법처럼 수요를 만들어 갔다. 
SUV에 쿠페의 가치를 부여하는 작업은 세단보다 한결 복잡하다. 체급 자체가 세단보다 크기 때문에 아무리 선을 곱게 처리해도 비율을 맞추기 쉽지 않다. 하지만 난관이 까다로울수록, 한번 극복 된 난관은 기대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 낸다. 가장 쿠페다운, 쿠페형 SUV,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GLC 쿠페’가 그 경우에 속한다. 정확한 모델 이름은 ‘더 뉴 GLC 220d 4MATIC 쿠페’다. 

‘쿠페형 SUV’는 도심형 SUV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면서 파생적 위치에서 독립적 지위로 대우가 달라지고 있다. 별도의 쿠페형 라인업을 구성하지 않는 브랜드의 대부분은 처음부터 쿠페형을 천명한 제품을 만들어냈다. 상대적으로 메르세데스-벤츠는 정통 SUV와 쿠페형 SUV를 정확히 구분하고 있는, 몇 안 되는 브랜드가 됐다. 전설의 오프로더 G바겐을 필두로 GLS-GLE-GLE쿠페-GLC-GLC쿠페-GLA로 이어지는 SUV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는 것은 메르세데스-벤츠가 원조와 스핀오프 사이의 경계를 명확히 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GLC 쿠페는 미드 사이즈라는 체급 덕분에 상대적으로 쿠페 본연의 아름다움에 더 깊이 심취할 수 있었다. SUV라는 태생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궁극의 아름다움을 추구할 수 있는 최적의 사이즈가 SUV의 C클래스, GLC 쿠페다. 
‘더 뉴 GLC 220d 4MATIC 쿠페’는 쿠페 특유의 유려한 라인을 갖추기 위해 오버행을 GLC 대비 76mm 길게 하고 차고는 38mm 낮게 설계했다. 분명 SUV이지만 실루엣만 보면 ‘키 높인 스포츠카’가 연상 되도록 루프라인을 그려 나갔다. 쿠페를 설계하면서 어쩔 수 없이 희생해야 하는 것들과 그 해결책 사이에서 고민이 시작 됐다. 벤츠는 아치형 루프라인에 그림자처럼 따르는 공간의 압박을 전장을 늘리는 방법으로 해결했다. GLC의 전장은 4,660mm이지만, 더 뉴 GLC 쿠페의 전장은 4,700mm다. 덕분에 아름다운 라인과 함께 뒷좌석에서도 여전히 여유로운 공간을 즐길 수 있게 됐다. 4도어를 유지했고, 시트를 접으면 최대 1,400리터의 적재 공간이 만들어진다는 점도 SUV의 쓸모를 버리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2.2리터 직렬 4기통 디젤 엔진은 3,000~4,200rpm에서 170마력의 최대 출력을, 1,400~2,800rpm에서 40.8kg.m의 최대토크를 낸다. 200마력을 넘지 않는 최대 출력이지만 고속도로에서도 아쉬울 일은 없다. 일찌감치 터져 나오는 40.8kg.m의 넉넉한 토크는 서울 강남의, 폭은 넓지만 신호가 많은 도로에서도 기대 이상의 움직임을 보여준다. 안정 된 브레이크는 더 뉴 GLC 쿠페의 거침없는 주행에 자신감을 보태주고 있다. 운전자의 급브레이크에 차는 되레 차분하게 대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자동 9단 변속기(9G-TRONIC)는 상시 사륜 구동 시스템 4MATIC을 달고도 복합연비 12.9km/ℓ를 가능하게 했다. 상시 사륜 구동 시스템은 변덕이 심해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겨울 날씨에 온-로드용 안전지킴이로 가치를 높이고 있다.
다이내믹 셀렉트(DYNAMIC SELECT)는 에코(ECO), 컴포트(Comfort), 스포츠(Sport), 스포츠 플러스(Sport+), 인디비주얼(Individual)의 5가지 주행모드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데, 스포츠와 스포츠 플러스 모드는 엔진의 힘이 네 바퀴에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정거리 운전의 피로를 낮춰주는 반 자율 주행 시스템이 없는 것은 아쉽지만, 안전을 위한 기본적인 장치들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프리-세이프®(PRE-SAFE®)는 위험 상황이 감지될 때 안전벨트를 자동으로 당겨 운전자의 몸을 시트에 밀착시켜 주고, 앞 시트의 위치를 자동으로 조절해 준다. 또한 사이드 윈도우 및 틸팅/슬라이딩 선루프를 자동으로 닫아 줘 사고 시 운전자를 외부 위험으로부터 보호해 준다. 
사이드 미러와 룸 미러로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의 차량을 파악하는 사각 지대 어시스트, 앞 차와의 간격이 너무 짧거나 장애물이 탐지 됐을 때 운전자에게 시각적인 경고를 해주는 충돌 방지 어시스트, 평행 주차는 물론 직각 자동 주차 및 출차 기능까지 지원하는 액티브 파킹 어시스트, 그리고 360도 카메라를 처음부터 달고 나왔다. 
‘더 뉴 GLC 220d 4MATIC 쿠페’의 국내 판매가격은 7,000만 원이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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