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 인터뷰] '일주일 만에 재출국' 박경수 "나만 잘하면 된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8.01.18 09: 00

개인 훈련 귀국 후 일주일 뒤 다시 스프링캠프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단 일주일의 휴식. '캡틴' 박경수(35·kt)는 쉴 틈 없이 다시 스파이크 끈을 동여맨다.
박경수는 kt 이적 후 '혜자 FA'라는 별명을 얻었다. 2015시즌을 앞두고 팀을 옮겼고, 지난해까지 3년간 389경기 출장 타율 2할8푼6리, 57홈런, 219타점을 기록했다. 최근 3년간 2루수 중 가장 많은 홈런. 아울러, 2015년부터 2년 연속 20홈런 고지를 넘어섰고 지난해 포함 3년 연속 15홈런 이상을 마크했다. 두 기록 모두 토종 2루수 최초다. kt 이적 때 받은 '4년 총액 18억2000만 원'의 가성비는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하지만 지난해는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131경기서 타율 2할6푼2리, 15홈런, 66타점으로 본인이 내걸었던 목표에 다소 못 미쳤다. 거기에 팀은 3년 연속 꼴찌에 그쳤다. 앞선 2년간 '캡틴'을 맡았던 박경수는 화살을 본인에게 돌렸다. 그는 지난달 15일, 미국 사이판으로 개인 훈련을 떠났다. 박경수는 LG 시절 스프링캠프와 재활 캠프에서 사이판을 경험했고, 제법 편안함을 느꼈다. 2015년부터는 매년 겨울 하나의 '루틴'처럼 자리잡았다. 올해는 팀 동료 이대형, 이진영, 김재윤, 홍성무를 비롯해 우규민(삼성), 이병규(롯데)도 함께했다. 예년에는 약 20일 정도 남짓 훈련이었지만 올해는 정확히 한 달을 채웠고, 박경수는 지난 15일 저녁 귀국했다.

그러나 단 일주일 만에 다시 비행기에 몸을 싣게 됐다. 박경수는 오는 23일 미국 애리조나로 출국한다. kt 본진은 30일, 1차 스프링캠프지인 애리조나 투싼으로 출국한다. 박경수는 이보다 일주일 먼저 준비하는 셈이다. 혼자가 아니다. kt 투타 베테랑 대부분 선발대로 떠난다. 박경수는 "야수진에서는 (윤)석민이, (오)정복이 위로 모두 선발대로 나선다. 투수진도 (김)사율이 형을 제외한 베테랑 대부분이 먼저 출발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사실상 팀 주축 선수들이고, 잘해야 하는 이들이다. 책임감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고 전했다.
박경수와 이진영 등 사이판 개인훈련을 떠난 이들에게는 단 일주일의 휴가가 주어진 것. 그러나 박경수는 귀국 후에도 개인 운동에 짐 정리, 22일 열리는 kt 신년 결의식 참석 등으로 한시도 쉬지 못한다. 아내와 아이들에게 미안할 수밖에 없다. 그는 "너무 미안했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가족들이 사이판에 놀러왔다. 훈련하면서 가족들은 쉬는, 최선의 합의점이었다. 그렇게라도 아빠 역할, 남편 역할을 하고 싶었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박경수는 올 시즌 종료 후 두 번째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다. 비록 지난해 살짝 미끄러졌지만 개인 성적은 물론 팀 기여도도 상당하다. 이번에야말로 '대박'을 기대해봄직 하다. 그러나 박경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구체적인 개인 목표는 아예 배제했다. 정해놓고 공개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아예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는 "어느 때보다 훈련 기간이 길다. 2018시즌은 이미 시작됐다. 더이상 꼴찌를 해서는 안 된다"라며 "내가 잘하면, 나만 잘하면 팀 성적은 올라간다. 그러다보면 개인 성적도 따라올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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