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벌 강화' KBO, 안우진-강정호 징계 재고할까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8.01.16 06: 10

'인성 강조' 정운찬 총재, '클린 베이스볼' 천명
 2018시즌이 시작하기도 전에 프로야구는 인성 논란으로 뜨겁다. 때마침 정운찬 KBO 신임 총재는 '클린 베이스볼'을 화두로 내세우며 선수들의 인성을 강조했다. KBO가 국내 복귀 가능성이 제기되는 강정호(피츠버그), 최근 논란이 된 안우진(넥센)에 대한 징계를 재고할지 주목받고 있다.
정운찬 총재는 신년사에서 "클린 베이스볼을 더욱 적극적으로 실천하겠다"며 "지난해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건들을 냉정히 돌아보고, 상벌제도를 보다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개선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열린 KBO 신인 오리엔테이션에서는 "바른 생활"을 강조했다. 정 총재는 "품위 있고 긍지를 갖기 위해선 바른 생활을 해야 한다. 크고 작은 질서를 지키려 노력해야 하고 절제된 생활과 꾸준한 자기관리로 사회의 온갖 유혹으로부터 자신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총재는 프로야구 선수들이 품위를 손상시키지 않고 공인에 준하는 바른 모습을 보여줄 것을 거듭 당부하고 있다. KBO 관계자는 "각종 사안별로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상벌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다. 더 강화될 것이다"고 전했다.
넥센 신인 안우진에게 눈길이 쏠린다. 안우진은 휘문고 재학시절 후배에게 야구배트를 이용해 폭력을 휘둘렀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지난해 11월 안우진에게 3년간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다. 폭력 행위로 3년 자격정지는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선발 규정에 따라 영구제명이다.
지난해 이 사실이 알려졌을 때 KBO는 안우진 징계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안우진이 아마추어 신분으로 저지른 일탈 행위인데다 야구협회에서 징계를 내렸기에 이중 징계가 된다는 의견도 고려됐다.
대한체육회에 이의신청을 한 안우진은 최근 신인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해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 태도와 발언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 팬들은 국가대표 자격박탈 외에는 프로에서 아무런 징계없이 뛸 수 있는 상황도 비난했다. 넥센 구단이 "자체 징계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안우진에 대한 시선은 따갑다. 정운찬 총재가 전임 집행부의 방침과 달리 이중 징계의 부담을 안고서 안우진 징계를 재고할 지 지켜볼 일이다.
음주 운전으로 삼진 아웃까지 드러난 강정호에 대한 징계도 주목된다. 지난해 강정호가 2심 판결로 재판이 끝났을 때, KBO는 강정호에 대한 징계를 생각하지 않았다. KBO리그 선수라면 재판 이후 징계를 받았지만, 강정호는 해외파라 그냥 넘어갔다. 해외파의 일탈 행위는 KBO 복귀 시점에서 징계를 내린다는 원칙이었다.
해외 도박에 따른 오승환의 징계(국내 복귀 시 72경기 출장 정지)가 다소 예외적이었으나, 당시 일본 한신과의 계약이 끝나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할 때였다. 만약 KBO리그 복귀 가능성에 대비해 징계를 내린 사례였다. 강정호는 아직 피츠버그 소속, 가능성은 거론되나 KBO리그로 복귀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KBO 관계자는 "상벌 제도 개선책으로 아마추어에서 곧바로 해외에 진출한 선수가 해외에서 물의를 빚거나, 해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의 사건 사고에 대해서도 곧바로 징계를 내리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정호의 복귀 여부를 떠나 정운찬 신임 총재 체제에서 첫 상벌위원회가 열리면 강정호 징계가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복귀 시 징계를 피할 수 없다면, 미리 징계 수위가 결정되는 것이 강정호에게도 마음의 준비나 거취를 결정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KBO 실무자들은 상벌 제도 개선책을 여러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다. 이전에는 승부조작, 도박, 폭행 등 범법 혐의를 받은 선수들은 재판 결과가 나온 이후에 징계가 내려졌다. KBO 관계자는 "사회 논란이 되고 품위를 손상시키는 행위에 대해서는 판결을 기다리지 않고, KBO 자체 진상 조사를 통해 징계를 내릴 수도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한편 주요 사안에 대해서는 징계 수위를 정해놓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예를 들어 단순 음주운전은 50경기 출장정지, 음주운전 사고(대물, 대인)는 72경기 출장정지, 음주운전 가중처벌은 1년 출장정지 등으로 가이드라인을 명시하는 것이다. 클린 베이스볼을 천명한 정운찬 신임 총재가 상벌제도를 어떻게 바꿀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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