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태인↔투수’ 윤곽 드러나는 롯데와 넥센의 거래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01.12 06: 01

채태인(36)의 사인 앤 트레이드가 사실상 결정이 난 가운데, 거래 대상도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 11일,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채태인은 원 소속 구단인 넥센과 먼저 계약을 체결한 뒤 롯데와 트레이드를 통해 둥지를 옮길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른 바 ‘사인 앤 트레이드’를 통한 이적이었다. 이미 넥센은 채태인이 타 구단 이적 시 보상규정에 명시된 20인 보호선수 외 보상선수를 받지 않고 보상금만 받는다는 결단을 내렸다. 그러나 최근 구단들의 운영 기조를 비춰볼 때 지난해 연봉 3억 원의 300%인 9억 원에 대한 부담도 컸다. 보상 문턱을 낮추더라도 30대 중반의 베테랑 내야수에게 쉽사리 손을 뻗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사인 앤 트레이드라는 방식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채태인은 ‘FA 미아’의 위기에서 벗어나 새로운 곳에서 야구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채태인의 사인 앤 트레이드는 사실상 확정이 됐고, KBO의 행정 절차가 마무리 될 경우 곧장 롯데 이적이 발표될 전망이다.

이제 채태인의 사인 앤 트레이드에 어떤 선수가 포함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베테랑 FA들이 타 구단 이적시 계약을 맺을 때 가장 걸림돌이 된 것이 보상선수 유출이었다. 그런 만큼 20인 보호선수 외 보상 선수급이 거래에 포함될 것이라는 예상은 크지 않다. 또한, 롯데 측이 약점을 채우기 위한 대형 트레이드로 판을 키우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채태인의 반대급부의 선수는 1명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1대1 트레이드로 거래가 성사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넥센 측은 1명의 선수로 롯데의 투수를 뽑을 것으로도 확인됐다. 지난해 넥센은 수 차례 트레이드를 통해 젊은 투수진들을 수집했다. 전도유망한 젊은 투수들, 그 중에 좌완 투수들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김성민(SK↔김택형), 정대현, 서의태(kt↔윤석민), 이승호, 손동욱(KIA↔김세현, 유재신)이 모두 지난해 넥센에 합류한  좌완 투수들이다. 4건의 트레이드 중 3건에 모두 좌완 투수가 포함됐다. 나머지 1건 역시 좌완 강윤구를 NC로 보내면서 우완 투수 김한별을 데려오는 트레이드였다. 4건의 트레이드로 넥센은 모두 투수를 얻었다.
이번 트레이드 역시 다르지 않다. 롯데의 투수진을 탐냈고, 젊은 투수가 채태인의 반대급부로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2015년 말, 손승락의 FA 이적 때와는 사뭇 다른 상황이다.
당시 마무리 투수였던 손승락이 롯데로 이적하면서 넥센은 보상을 받았어야 했다. 그러나 당시, 넥센은 마땅한 선수를 찾지 못하고, 보상선수 대신 보상금 15억9000만원을 택한 바 있다. 그만큼 롯데의 선수층은 얇았다. 당시, 넥센이 심수창(한화)의 FA 보상선수로 롯데로 적을 옮긴 박한길을 원했다는 후문이 있었지만, 공시 규정과 KBO의 유권해석에 발이 묶이며 결국 보상금을 택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넥센 쪽도 구미가 당길만한 투수들이 제법 있다. 2015년 말과 달리 롯데의 투수진 자체가 두터워졌기 때문, 최근 젊은 투수들이 대거 성장세를 보이면서 롯데의 투수진은 급격하게 젊어졌고, 퓨처스리그에서도 가능성을 보이는 투수들이 제법 있다. 그런 만큼 이번에는 가능성 있는 젊은 투수를 발굴해 팀에 합류시킬 가능성이 큰 현 상황이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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