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닝·우승·AG’ 구창모가 겨냥한 ‘세 마리 토끼’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01.04 14: 00

NC 다이노스 투수 구창모의 2017년 시즌, 그의 말을 빌리자면, ‘롤러코스터’를 탔고, 이 롤러코스터와 함께 안 누빈 곳이 없었다. 하지만 2018년의 구창모는 확실한 목표를 설정해 이 목표들을 정조준하고 있다.
구창모는 지난해 31경기(25선발) 7승10패 평균자책점 5.32의 기록을 남겼다. 2016년보다 경기 수는 적었지만(39경기) 팀의 시즌을 책임질 풀타임 선발 투수로서 가능성을 확인했고, 잠시지만 가능성을 비췄다. 지난해 활약을 바탕으로 시즌이 끝나고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회 대표팀의 일원으로도 선발돼 도쿄돔 마운드에 오르기도 했다. 생애 첫 태극마크이기도 했다.
지난해를 쉴 틈 없이 보낸 구창모는 자신에게 좀 더 여유를 줄 수도 있었다. 그러나 12월 중순부터 곧장 내년을 위한 운동에 돌입했다. 구창모는 “쉬는 게 더 힘든 것 같다. 대표팀 갔다 온 뒤에는 ‘푹 쉬어야지’ 마음을 먹었는데, 막상 3일 쉬고 나니 몸이 쳐지는 느낌이고 찌뿌둥 했다. 집에서 가볍게 운동한 뒤 12월 중순부터 마산으로 내려와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선발 투수로 기회를 받았고, 마운드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경험을 다 해봤다고 2017년을 돌아본 구창모였다. 그는 “많은 일들이 있었던 2017년이다. 경험이란 경험은 다 해본 듯하다. 시즌 초반에 바닥도 쳐보고 살아났다가 다시 떨어지기도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불펜으로 가을야구도 치렀다. 그리고 국제대회도 경험해봤다”고 말했다.
정규시즌으로 한정 지을 경우, 구창모의 지난해는 아쉬움으로 시작해 미안함으로 끝났다. 10승이라는 창대한 목표를 세웠지만, 5이닝도 버티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5이닝을 채우는 것이 버거웠다. 25번의 선발 중 5이닝 미만 강판 경기가 13차례였다. 기복이 따라왔다. 체력과 제구의 문제였다.
“제구와 체력 문제가 컸다. 제구가 오락가락하고 체력이 부족하니 기복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아쉬움을 전한 그는 “시즌 초반에는 체력은 넘쳤던 반면, 제구가 안됐고, 이후에는 제구가 잡혔는데 체력이 부족했다. 6월 딱 한 달이었다. 꾸준함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고개를 떨궜다. 6월 4경기 등판해 3승1패 평균자책점 1.66(21⅔이닝 4자책점)의 성적으로 지난해 최고의 한 달을 보냈다.
조기 강판이 잦아지면서 그의 뒤에 올라온 불펜 투수들 앞에서 고개를 들 수 없었다. 그는 “불펜 선배님들께 미안했다. 조기 강판한 뒤 다음날 보니 야구장에 일찍 나오셔서 보강운동을 하느라 고생하셨다. 그걸 보니 많이 죄송했다”고 다시 한 번 미안함을 전했다.
실패를 반복하고 아픔의 상처가 아물면서 성장하는 법. 지난 한 해는 분명 구창모 스스로에게 경험이고 자산이다. “선발로 25경기를 던져봤다. 무너지기도 많이 무너졌고 무너지다가 살아날 때도 있었다. 다 경험이었고 위기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배웠다”는 구창모는 “나중에는 위기를 넘기다보니 하다 보니 노하우가 생기게 됐다. 마지막에 불펜으로 갔지만 얻은 것은 많이 있던 지난해였다”고 했다.
지난해의 경험이 헛되이 되지 않기 위해 구창모는 비시즌을 허투루 보낼 생각이 없다. 제구와 체력은 확실하게 잡고 가겠다는 의지다. 그는 “지금 나에게 기본기는 제구와 체력이다. 이 것이 갖춰지지 않으면 또 작년이랑 똑같이 무너질 것이다. 일단 체력을 기르기 위해 체중을 불리고 있다. 83kg 수준이었는데 87kg에서 시즌을 맞이하고 싶다”면서 “지난해에는 10승을 목표로 했는데 이번에는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싶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이닝 이터가 되어 기복을 줄이고, 팀에 기여하고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보답하고픈 마음이다. 그는 “지난해에는 무너져가면서도 믿어주셨는데, 그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는 보답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 한다”며 “체력을 기르고 제구를 잡아서 증명하고 어필을 할 것이다. 그래야 마음 편히 믿고 맡기실 것이다. 개인 성적도 내고 싶고, 감독님께 우승도 안겨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개인 성적과 우승, 여기에 한 가지 더 목표를 더 겨냥했다. 올해 열리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이다. APBC대표팀이 생애 첫 국가대표였던만큼 애착도 컸다. 이제는 아시안게임 대표팀까지 노리고 있다. “당연히 아시안게임 대표팀 욕심은 있다. 지난해는 아시안게임은 생각도 안했다. APBC대회만 봤다. 그래야 그 다음에 가능성이 조금이나마 생길 것이라고 봤다”는 구창모다.
그리고 그는 “만약 제가 잘하고 팀도 우승을 하고, 대표팀까지 뽑힌다면 세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것이다. 아마 로또를 맞은 것과 같지 않을까”라며 미래를 상상하며 환하게 웃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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