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20년사] ④ 난투극·도주·항명, 외인들의 사건사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12.25 13: 00

346명. 20년 동안 KBO리그에서 뛴 외국인선수 숫자다.
지난 1998년 첫 도입된 외국인선수 제도는 올해로 20년째 시즌을 치렀다. 이제 KBO리그에서 빠질 수 없는 구성원이자 흥행 요소로 자리 잡았다. 첫 2년 동안 트라이아웃 제도가 시행됐지만, 3년째였던 2000년부터 구단별 자유계약으로 바뀌었다. 한국야구의 위상이 올라갈수록 메이저리그 출신 특급 선수들도 KBO리그의 문을 두드렸다. 반대로 한국에 올 때는 주목받지 않은 선수들이 성장해서 일본과 미국으로 역수출한 케이스도 많았다. 
그러나 말이 통하지 않고 문화가 다른 곳에서 크고 작은 사고도 끊이지 않았다. 

▲ 호세, 방망이 투척-난투극
대표적인 '악동' 외인이었던 롯데 펠릭스 호세. 1999년 삼성과 플레이오프 7차전에서 '역대급' 사고를 쳤다. 6회 홈런을 치고 홈으로 들어온 뒤 생수병이 급소를 강타했다. 이에 격분한 호세는 1루 관중석을 향해 배트를 투척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일으켰고, 경기가 치러진 대구구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호세는 그 뒤로도 2001년 삼성 투수 배영수, 2006년 SK 투수 신승현의 위협구에 격분해 주먹을 휘둘렀다. 불같은 성질로 악명 높았다. 
▲ 말레브, 실탄 소지
2000년 해태 외야수 호세 말레브는 국내 무대에서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떠난 최초의 외인이었다. 한국 입국 과정에서 신발 안에 실탄 9발을 넣고 온 게 걸린 것이다. 당시 그는 신발에 들어있던 탄창을 미리 꺼내놓지 못했다고 진술하며 한바탕 소동을 일으켰다. 시범경기에서 기대이하 성적을 냈고, 시즌이 개막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기량 미달을 이유로 퇴출됐다. 
▲ 누네스, 불륜 행각
2001년 한화 투수 호세 누네스는 불륜 행각이 발각돼 곤욕을 치렀다. 부인이 누네스의 불륜을 눈치채고 한국까지 쫓아오자 누네스가 고국 도미니카공화국으로 줄행랑친 것이다. 그 이후 다시 팀에 돌아왔지만 야구가 제대로 될 리 없었다. 14경기에서 2승1패4세이브 평균자책점 5.52에 그쳤고, 5월말에 퇴출됐다. 그해 한화는 5번이나 외인 투수를 교체했고, 이 때문에 외인 교체를 2번으로 제한하는 규정이 만들어졌다. 
▲ 니일, 그라운드밖 폭행 사건
난투극은 그라운드 밖에서도 있었다. 2001년 5월 두산 내야수 트로이 니일은 퇴출된 동료 투수 마이크 파머를 위로하기 위해 송별회를 열었다. 그러나 술 기운이 오른 채로 찾은 당구장에서 사단이 났다. 주변 사람들과 시비가 붙으며 폭행 사건에 휘말렸고 유치장 신세까지 졌다. 이에 두산도 성적 부진과 이미지 실수를 이유로 니일을 방출했다. 당시 성적 17경기 타율 1할9푼3리 1홈런 3타점이었다. 
▲ 브리또, 덕아웃 습격 사건
2004년 8월5일 문학 삼성-SK전. SK 내야수 틸슨 브리또는 8회초 공수교대 때 3루 원정 덕아웃으로 뛰어갔다. 7회말 삼성 투수 케빈 호지스의 빈볼성 투구에 감정이 상한 브리또가 분을 참지 못하고 경기 중 덕아웃을 습격한 것이다. 또 다른 외인 투수 호세 카브레라도 삼성 김응룡 감독에게 돌진했다. 무려 5명의 선수들이 무더기 퇴장을 당했고, 사건 발단이 된 브리또는 무려 20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다. 
▲ 오리어리-로니, 돌연 도주
메이저리그 스타 출신 선수들은 강한 자존심 때문에 돌발행동을 한 경우도 더러 있었다. 2004년 삼성 외야수 트로이 오리어리는 시범경기 첫 게임을 뛰고 난 뒤 스스로 퇴출을 요청했다. 한국 날씨, 음식에 적응하지 못한 게 이유. 그 후 일주일 만에 다시 합류했지만 7월을 넘기지 못하고 퇴출됐다. 올해 7월 LG에 합류한 내야수 제임스 로니도 코칭스태프의 2군행에 반발하며 돌연 미국으로 돌아갔다. 사실상 자진 퇴출이었다. 
▲ 아담-스캇, 감독에 항명
2013년 NC의 창단 첫 1군 경기 선발투수로 나섰던 아담 윌크는 SNS를 통해 김경문 감독을 비판하며 파문을 일으켰다. 두 차례 1군에서 제외된 것에 불만을 품은 것이다. 2014년 SK 외야수 루크 스캇은 공개된 장소에서 이만수 감독에게 언성을 높였다. 모두가 지켜보는 앞에서 감독을 모욕한 죄로 그 이튿날 바로 퇴출됐다. 한국 정서상 감독에게 항명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 테임즈, 음주 운전
KBO리그에서 가장 성공한 외인으로 꼽히는 에릭 테임즈이지만 옥에 티가 있으니 바로 음주운전이었다. 지난 2016년 9월24일 창원시 소재 멕시칸식당에서 어머니와 식사를 겸해 칵테일을 마신 뒤 운전대를 잡고 귀가하던 중 음주단속에 딱 걸렸다.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56%로 면허정지 수치. 품위손상죄로 잔여 시즌 8경기, 포스트시즌 1경기 출장정지에 벌금 500만원을 냈다. /waw@osen.co.kr
[사진] 삼성 라이온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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