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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익래의 위즈랜드] 'kt행' 이지풍 코치 "희망 가득 kt…심장이 뛴다"

아직 본격 개장도 하지 않은 올 스토브리그. 이를 가장 뜨겁게 달구고 있는 팀은 단연 kt다.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오는 내야수 황재균 영입이 확정됐다는 보도부터 또다른 외야수를 노리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돌고 있다. kt가 올 시장에서 '큰 손'으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kt의 행보는 다른 측면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내실을 다지고 있다. kt는 2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이지풍 트레이닝 코치 영입 소식을 전했다. 넥센을 넘어 KBO리그에 '벌크업 열풍'을 이끈 장본인. 박병호, 강정호, 김민성 등 근육질의 '넥벤저스' 태동에 기여한 이가 바로 이지풍 코치다. kt 팬들은 '지풍매직', '갓지풍'이라며 그를 아낌없이 환영하는 분위기다.

▲ 연결고리 없던 김진욱 감독의 인품에 반하다

"인터뷰 때마다 던져지는 질문은 대개 비슷하다. 답변이 비슷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거기에, 트레이닝 코치가 전면에 나서는 건 모양새가 좋지 않다". 인터뷰실에 들어온 이지풍 코치의 첫마디였다. 이지풍 코치는 "팀을 옮기며 예상 외로 주목을 받고 있다. 솔직히 당황스럽다"라며 부담스러운 기색을 내비쳤다.


사실 팬들이 기대를 거는 건 당연하다. 이 코치가 최약체로 꼽히는 kt에 넥벤저스 색깔을 입혀주길 바라고 있다. 넓지 않은 수원 kt위즈파크를 홈으로 쓰기에 선수들의 장타력이 늘어난다면 효과는 기대 이상일 것이다.

이지풍 코치는 2004년 현대 유니콘스 유니폼을 입으며 야구계에 처음 발을 들였다. KBO리그 사상 첫 트레이닝 코치였던 김용일 코치 아래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 수석 트레이너 자리를 거친 뒤 2010년, 트레이닝 코치로 승격해 올해까지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현대에서 우리, 히어로즈, 넥센까지 구단 이름이 바뀌어도 이지풍 코치는 그대로였다.

이 코치의 kt행은 개인에게 '첫 이적'이라는 의미가 있다. 흔히 코치들은 감독과 연으로 구단을 옮긴다. '사단'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지풍 코치는 신생팀 kt는 물론 김진욱 감독과 인연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 코치의 kt행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이지풍 코치는 "팀을 옮기는 게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kt에서는 내가 할 일이 더 많을 것 같았다. 때마침 기회가 생겨 옮기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김진욱 감독과 인연은 없었으나 막연히 '언젠가 꼭 한 번 같이 해보고 싶다'는 기대도 있었다. "선수들 사이에서 김진욱 감독님이 '인품이 워낙 좋으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감독님의 존재가 kt행을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이 코치의 이야기다.

김진욱 감독도 그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트레이닝 관련 전권을 맡겼다. 김 감독은 어린 선수들 위주로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 떠난 상황. 국내 잔류 선수들의 트레이닝에 대해 "소신껏, 하고싶은 대로 해달라"라는 주문 하나만 남긴 채 떠났다. 전적인 신뢰가 있기에 가능한 선택이었다.

▲ '원석' 즐비한 kt…이 코치, "심장이 뛴다"

그렇다고 단순히 사령탑의 인품만 보고 팀을 옮긴 건 아니었다. 이지풍 코치에게 kt는 '심장 뛰게 만드는 팀'이었다. kt에는 상위 라운드 지명 선수가 즐비하다.

하지만 이들 중 1군에서 확고한 주전을 꿰찬 이는 많지 않다. 이런 점이 그에게 자극을 줬다. 이지풍 코치는 "심우준, 정현, 오태곤 등 좋은 선수들이 많다. 이들을 도와 조금의 성적향상이라도 이룬다면 kt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 남아 훈련 중인 야수는 유한준 뿐이다. 때문에 이 코치는 야수보다 투수 위주로 살펴본 상황이다. 고영표, 엄상백, 이상화, 김재윤, 주권, 홍성용 등이 이 코치와 함께 재활 중이다.

일주일간 지켜본 kt 선수들은 예상보다 훨씬 열정적이었다. 힘들기로 소문이 자자한 이지풍 코치의 훈련 메뉴를 열외없이 소화하고 있다. 이지풍 코치는 "넥센 선수들은 매년 해오던 거라 몸이 익숙하다. 그러나 kt 선수들은 아니다. 충분히 힘들 텐데 '어떻게 이렇게 열심히 하지?' 싶다. 너무 성실하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앞서 언급한 '영건 투수진'은 대부분 크지 않은 체구다. 특히 엄상백은 구단으로부터 "살을 찌우면 연봉을 올려주겠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들었던 이다. 그러나 이들 모두 이 코치에게 '몸을 키우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야수의 웨이트 트레이닝에 대해서는 넥센의 사례를 시작으로 긍정적 효과 위주로 퍼져있다. 반면, 투수 파트에서는 다소 부정적인 견해가 많다. 일부 고참급 선수들은 후배들에게 "웨이트는 아예 하지 말아라"고 얘기할 정도. 그러나 이 코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류현진을 만났을 때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웨이트에 대해 물었다. '클레이튼 커쇼는 웨이트를 아주 찢는다'라고 답하더라. 물론 신체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투수에게도 웨이트는 필수다"라고 강조했다.

kt 선수들도 편견과 맞서고 있는 셈이다. 보디빌더 스타일이 아닌, 야구에 필요한 몸을 만드는 과정이다. 이 코치는 "길게 잡으면 시범경기 포함 5개월이 남았다. 이때 잘 준비하면 내년 시즌에 즉각 효과를 볼 수 있다. 비시즌에 벌어둔 체력으로 정규시즌에 먹고 사는 것이다"라며 이듬해 전망을 밝혔다.

▲ 야구인과 비야구인, 그들의 '집단지성'을 꿈꾼다

앞서 언급했듯 이지풍 코치의 야구 인생은 '편견과의 전쟁'이었다. 단순히 이 코치뿐 아니라 비야구인들을 향한 시선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부정적이었다. "네가 야구를 해봤나"라는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이 코치는 넥센 시절 숱한 성공 사례들로 인식을 바꿔냈다. 대표적 수혜자인 유한준조차 초기에는 웨이트 트레이닝에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결과가 나타나자 생각이 바뀔 수밖에 없었다. 이 코치는 "선수 출신들이 보면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휴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가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 고정관념을 바꾸는 게 쉽지 않았고, 지금도 그렇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이지풍 코치는 한 가지 목표를 이야기했다. 야구인과 비야구인이 모여 만드는 집단 지성. 그것이 그의 바람이었다. "같은 사물을 정면, 측면, 후면에서 보는 게 다르다. 사실은 같은 사물인데. 야구도 그렇다고 본다. 야구인의 관점과 비야구인의 관점은 다를 수 있다". 이 코치의 이야기다.

세이버매트릭스도 마찬가지다. 이 코치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숫자를 중요시하는 비야구인들은 무시받았다. '네가 야구 해봤어?' 하지만 이런 이들이 구단에 채용도 된다. 서로 공유하며 더 나은 걸 찾아가고 싶다"라는 희망을 드러냈다.

이지풍 코치가 kt에 그릴 밑그림은 어떤 모양새일까. 단순히 근육을 찌우는 게 아닌 멘탈 강화에 성공한다면 이듬해 kt의 달라진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듯 싶다. /kt 담당 기자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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