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회하고 싶다" 다르빗슈, 다저스에서 꿈꾸는 명예회복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7.11.03 06: 56

"다저스에서 만회하고 싶다." 올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FA) 신분이 되는 다르빗슈 유(31·다저스)가 LA 다저스 잔류 의사를 내비쳤다.
이번 가을은 다르빗슈에게 '악몽'으로 남게 됐다. 다르빗슈는 지난 7월 31일 텍사스에서 다저스로 트레이드 됐다. 올 시즌 탄탄한 전력을 바탕으로 거침없이 승리를 쌓아가던 다저스가 보여준 강력한 '우승 의지'었다. 다저스는 다르빗슈와 함께 트레이드 매물로 나와있던 저스틴 벌렌더(휴스턴, 당시 디트로이드), 소니 그레이(양키스, 당시 오클랜드)를 저울질했고, '우승 청부사'로 다르빗슈를 낙점했다.
다르빗슈는 다저스에서 4승 3패 평균자책점 3.44로 준수하지만, 명성에는 다소 못 미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래도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다르빗슈에 대한 믿음을 보였고, 클레이튼 켜쇼, 리치 힐과 함께 포스트시즌 선발 투수로 일찌감치 낙점했다.

다르빗슈는 디비전시리즈와 챔피언십시리즈에서 각각 5이닝 1실점, 6⅓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자신을 향한 물음표를 지우는 듯 했다. 다저스는 1988년 이후 29년 만에 월드시리즈 진출에 성공하며, 우승에 대한 꿈을 키웠다.
부푼 꿈을 안고 맞이한 월드시리즈. 그러나 다르빗슈는 앞선 호투의 기억을 모두 날려버리는 최악의 피칭으로 다저스 팬에게 실망을 안겼다. 휴스턴과의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는 1⅔이닝 6피안타 4실점으로 조기강판 수모를 당했고, 우승을 위한 마지막 승부인 7차전 선발 투수로 나섰지만 역시 1⅔이닝 3피안타(1피홈런) 5실점으로 부진하며 체면을 구겼다. 결국 다저스는 7차전에서 다르빗슈가 일찌감치 무너지면서 분위기를 휴스턴에 내줬고, 1-5로 패배하면서 휴스턴의 창단 첫 우승을 지켜봐야만 했다.
다르빗슈의 부진으로 무려 두 경기를 내준만큼, LA 현지 언론에서는 다르빗슈를 향한 강한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LA 타임스는 "다르빗슈가 용서할 수 없는 투구를 했다"고 지적했고, 같은 매체 빌 샤킨 기자는 자신의 SNS에 "클레이튼 커쇼가 4이닝을 던졌다. 이는 다르빗슈가 두 경기에서 던진 이닝보다 많다"고 다르빗슈의 조기 강판을 조롱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 역시 "다르빗슈는 구원의 순간에서 또 다시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다르비슛가 일찍 무너지면서 다저스는 이른 시간에 패배의 수렁으로 빠졌다. 다저스는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애스트로스에게 우승을 내줬다"며 다르빗슈를 다저스의 패배의 원인으로 꼽았다. 기대만큼이나 실망이 컸던 만큼, 다르빗슈를 향한 현지 언론의 날선 반응은 당연했다.
현지 언론과 팬들은 올해 FA 자격을 취득하는 다르빗슈와 결별해야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는 "다르빗슈와 다저스의 3개월이 씁쓸한 결말로 끝났다"라며 사실상 다저스와의 결별을 바라봤다.
다르빗슈는 절치부심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현지 및 일본 언론에 따르면 다르빗슈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다저스에서 다시 뛰면서 만회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다르빗슈는 "월드시리즈 7차전 선발 투수는 1년에 단 2명만 경험할 수 있는 자리다. 그만큼 싶었지만 그렇지 못했다"라며 "내가 부족했고, 아쉬움이 남아있겠지만, 다음을 위한 발판으로 삼도록 하겠다"고 부활을 다짐했다.
3개월 간의 짧았던 만남은 결국은 '새드앤딩'으로 끝났다. 과연 다르빗슈와 다저스의 동행은 내년에도 이어질 수 있을까. 일단 다르빗슈는 미안한 마음과 함께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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