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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볼보 XC60, ‘도심형 SUV’ 주창에도 달라지지 않은 ‘안전’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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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강희수 기자] “중형 SUV 맞아? 어쩜 이렇게 가벼울 수가 있지?”

볼보자동차가 8년만에 선보인 ‘더 뉴 XC60’이 준 첫 느낌이었다. 중형 SUV가 움직이기 시작할 때 대부분의 운전자는 ‘묵직함’을 몸으로 전해 받는다. 그런데 ‘더 뉴 XC60’은 내가 지금 SUV를 운전하고 있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몸놀림이 가볍다. 

또 하나 볼보자동차코리아는 ‘더 뉴 XC60’의 디젤 모델과 가솔린 모델을 동시에 출시했고, 최근 열린 미디어 시승행사에 두 모델을 모두 경험할 수 있게 했다. 시승코스는 여의도 서울마리나를 출발해 올림픽대로-서울양양고속도로-홍천 70번 지방도-6번국도-양평 등지를 돌아보도록 구성 됐다. 혼란스러웠다. 오감을 곤두세우지 않으면 운전자가 디젤차를 타는 지, 가솔린차를 타는 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두 모델이 주는 인상이 비슷했다. 

‘더 뉴 XC60’은 2009년 처음 출시 된 1세대 모델을 8년만에 풀체인지 한 2세대 모델이다. 우리나라에는 지난 9월 26일 출시 됐다. 

볼보자동차가 플래그십 XC90과 S90을 내세워 ’스웨디시 럭셔리’의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나섰다면, ‘더 뉴 XC60’은 ‘스웨디시 럭셔리’의 전개형 모델이다. 플래그십의 뿌리에서 출발했지만 한 단계 더 현실화 되고 다듬어진 모델이 ‘더 뉴 XC60’이다. 

사람들이 ‘더 뉴 XC60’을 처음 봤을 때 외친 공통적인 반응이 있었다. ‘완벽한 비율’이다. 플래그십 XC90이 웅장하고 화려하다면 더 뉴 XC60은 안정 되고 정제 된 인상을 줬다. 시선이 받아들이는 비율은 어느 한 군데 모난 곳이 없었다. 

XC90에 비하면야 당연히 차체가 작게 설계 돼야 했겠지만 1세대 모델과 비교하면 차체 비율 자체가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전장은 45mm 전폭은 10mm가 늘어 더 길어지고 넓어졌다. 여기에 전고는 55mm가 낮아졌다. 중형 SUV지만 세단과 SUV 사이의 크로스오버를 향해가는 듯한 비율이다.

여기에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는 90mm가 길어졌다. 덕분에 SUV를 오른다는 느낌보다는 시선이 높아진 세단에 오르는 듯한 인상을 운전자는 받을 수 있다.

‘출발이 가볍다’고 느낀 데는 부드러운 핸들의 영향이 컸다. 차체의 무게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듯한 조향감이 2톤 가까운 중형 SUV의 하중을 잊게 했다. 물론 전 세대에 비교하면 엄청난 체중 감량도 있었다. 2,129kg이나 나가던 전 세대의 디젤 모델은 더 뉴 XC60에 와서 1,880kg으로 249kg이나 줄었다. 발걸음이 가벼워질만도 했다. 

디젤 모델(D4 AWD)은 2.0리터 직렬 4기통 엔진을 달았다. 최고출력 190마력(4250rpm), 최대토크가 40.8kg.m(1,750~2,500rpm)이다. 출발이 가벼운 이유가 1,750rpm에서부터 발휘 되는 토크의 영향도 있었다. 190마력의 출력이 발휘 되기 전, 도심의 인내심이 필요한 도로 상황에서 40.8kg.m의 토크는 굼뜬 동작을 불허했다. 

가솔린 모델(T6 AWD)의 파워 세팅도 독특했다. 배기량 2,000cc 직렬4기통 엔진에 8단 자동 기어트로닉 변속기를 연결시킨 조합은 마찬가지지만 슈퍼차저와 터보차저가 동시에 작동해 최대 출력은 무려 320마력(5,700rpm)까지 치솟는다. 최태토크는 디젤모델과 동일한 40.8kg.m(2,200~5,400rpm)이다. 초고속 주행 상황이 아니라면 디젤 모델과 가솔린 모델의 움직임이 큰 차이가 없었던 이유가 파워 스펙에서 설명이 된다. 

볼보자동차가 더 뉴 XC60의 모델별 파워트레인 세팅을 위와 같이 한 이유가 있었다. 더 뉴 XC60이 도심형 프리미엄 SUV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럭셔리’를 외치기 전의 볼보차는 실용성과 안전성이 최고의 가치였다. 그러나 럭셔리로 탈바꿈한 볼보차는 더 이상 트렌드를 좇지 않는 외관 디자인을 방치할 수 없었고, 도심에서의 주행 환경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덕분에 더 뉴 XC60은 디젤 모델 조차도 세단같이 가벼운 움직임이 가능해졌다. 

그런데 볼보차가 외치는 ‘도심형’은 약간 개념이 다르다. ‘도심에 더 적합한’ 차가 아니고 ‘도심에서도 어울리는’ SUV다. 볼보차의 전통적 경쟁력, 실용성과 안전성은 하나도 버리지 않았다. 

더 뉴 XC60은 전 모델에 4륜구동 시스템을 탑재했다. 볼보차의 사륜구동은 그림자처럼 운전자를 보필한다. 차의 움직임에 개입할 때와 개입하지 않을 때를 슬기롭게 판단해 운전자의 의도에 함부로 개입하지 않는 세심함이 있었다. 인위적으로 모드를 선택할 수도 있다. 4바퀴에 모두에 동력을 전달하는 AWD모드, 연료 효율을 향상시키는 퓨어(Pure) 모드, 스포티한 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파워모드, 험지 주행에 적합한 오프로드 모드, 그리고 운전자의 선호도를 반영한 개인모드(Individual)까지 5개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안전한 주행을 위한 운전자 보조시스템은 한층 촘촘해졌다. 볼보차가 자랑하는 시티 세이프티(긴급제동 시스템)가 지능형 안전 시스템의 총칭인 ’인텔리세이프(Intelisafe)’로 진화해 가는 과정이 더 뉴 XC60에 담겼다. 

세세한 안전 기술들은 다 열거하기도 어렵다. 단순히 표현하면 ‘충돌을 피하고 안전한 주행을 돕는다’로 압축 되겠지만 그 세부 항목들에는 안전의 ‘예외상황’을 없애기 위한 개발자들의 노력이 담겨 있다. 정면충돌, 후방충돌 같은 기본적인 조건부터 반대차선 접근 차량 충돌 회피, 후방 사각지대에 있는 차와 옆 차선에서 접근하는 차를 인식해 조향을 지원하는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 운전자가 충돌을 회피하기 위해 조향을 했으나 충돌을 막기에 부족할 경우에는 차가 조향을 지원하는 기능 등 조건과 대응이 치밀하고 세심하다.  

차가 차선을 인식해 진행 방향을 유지해 주는 ‘차선유지기능(LKAS)’는 요즘 웬만한 자동차 브랜드들은 다 적용하고 있다. 그런데 LKAS는 차선이 명확하지 않거나 커브가 심할 경우 조향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도 있다. 볼보차는 한발 더 나아가 조향을 지원했는데도 차가 도로를 이탈할 경우에는 브레이크를 잡아주도록 했다. 

그런데 이런 대부분의 기능들은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체험하기는 어렵다. 기능들이 작동하는 조건 자체가 위험한 매우 설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뉴 XC60을 시승한 이들은 도심구간에서 ‘시티 세이프티’가 작동하는 상황을 어렵지 않게 만난 수 있었다. 기자가 탄 차도 올림픽대로에서 앞 차와의 간격이 조건 이상으로 좁혀지자 경고음과 함께 긴급 제동이 이뤄지는 상황을 경험했다. 

플래그십인 XC90에서 선보인 안전기술들도 더 뉴 XC60에 그대로 탑재 돼 있다. 카메라와 레이더가 보행자와 자전거를 감지하고, 대형 동물이 지나가는 것도 알아챈다. 교차로 진입시에는 반대편 차선에서 직진하는 차와의 충돌 위험도 감지해 대비할 수 있다. 

최근 볼보자동차가 ‘스웨디시 럭셔리’를 외치며 외관 치장에 힘을 들이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지만, 진정한 럭셔리는 속이 꽉찬 안전 장치들임을 더 뉴 XC60은 웅변하고 있었다. 

제 가치를 인정받으려는 노력의 산물로, 가격은 꽤나 부담스럽다. 디젤 모델이 트림별로 6,090~6,740만 원이고, 가솔린 모델이 6,890~7,540만 원이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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