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백업 그 이상' 박세혁, 양의지 부상에도 든든한 '두산 안방'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7.10.24 06: 33

"이제 백업이라고 이야기하면 안되죠." 두산 베어스의 김태형 감독이 박세혁(27·두산)의 성장에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올 시즌 박세혁은 주전 포수 양의지의 부상으로 꾸준히 기회를 받으며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다. 특히 6월 말 양의지가 경기 도중 사구로 손가락을 골절을 당했을 때 박세혁은 두산의 안방을 지키며 팀의 추락 위기를 막았다.
그때의 경험은 포스트시즌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지난 20일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양의지가 1회말 수비 후 허리 통증을 호소하면서 박세혁은 2회초 양의지 타석에서 '긴급 투입' 됐다. 갑작스럽게 나간 경기였지만, 박세혁은 3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또한 포수로서도 보우덴과 2실점한 것이 전부일 뿐 이후 불펜 투수들과는 무실점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하루 뒤 치러진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는 포스트시즌 첫 선발 출장해 안타를 한 개 쳤고, 동시에 팀 안방을 지키며 한국시리즈 진출의 발판을 놓았다.
갑작스럽게 나간 상황에서도 팀의 공백을 훌륭하게 메운 박세혁의 활약에 김태형 감독도 미소를 지었다. 지난 4차전을 앞두고 "박세혁은 어느 팀을 가도 주전을 할 수 있는 선수"라고 치켜세운 김재형 감독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자체 훈련을 진행한 지난 23일에도 "(박세혁은) 이제 더이상 백업이라고 이야기하면 안된다"라는 말로 굳건한 믿음을 보였다.
박세혁의 '존재감'은 한국시리즈에서도 빛난 전망이다. 양의지의 몸상태가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 선발 출장 여부는 미지수다. 그만큼 박세혁의 역할이 두산으로서는 중요하다.
박세혁도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새롭게 각오를 다졌다. 일단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의 경험을 큰 자산이 될 전망이다. 박세혁은 "시즌 때에도 갑작스럽게 나갈 경우가 있어서 플레이오프 때에도 당황은 하지는 않았다. 다만 사람들이 긴장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정말 많이 긴장했다"며 "항상 TV로 보던 순간이었고, 지난해에는 벤치에서 응원만 했었다. 그런 무대에 나갔던 만큼, 정신이 없었지만, 경기를 하면서 점점 안정을 찾았다. 스스로에게 '정규시즌 중이다'라고 되새김한 것도 효과가 있었다"고 웃어보였다.
'큰 경기'에 대한 울렁증도 없다. 고려대를 졸업한 그는 연세대와의 정기전을 치러왔던 만큼 '단기전'이 익숙하다. 그는 "단기전은 정신력이라고 생각한다. 대학시절 4년 동안 매년 단기전을 봤고, 경기를 뛰었다. 정말 '너 죽고 나죽자'식으로 달려들어서 한 것 같다. 이번에도 그런 각오로 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포수로서 플레이오프에서 부진했던 선발 투수들에 대한 믿음도 보였다. 박세혁은 "플레이오프에서 비록 많은 점수를 줬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짧게 던지면서 지치지 않았다. KIA의 40승 듀오도 잘 던지지만, 우리팀의 '판타스틱4'도 잘 던지는 투수들"이라며 "한국시리즈에서는 분명 기회가 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그는 "(양)의지 형이 괜찮아지면 백업으로서 내 역할을 다하겠다. 또 만약 의지형이 못가더라도. 뒤에 의지 형이 있으니, 자신있게 하겠다"라고 굳은 각오를 내비쳤다. /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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