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찬익의 대구 사자후] 유망주 김시현, 안지만의 향기가 난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7.10.09 10: 02

삼성 라이온즈 투수 김시현을 보면 '홀드의 신' 안지만의 신인 시절을 연상케 한다. 왜소한 체격에도 두둑한 배짱을 앞세워 승부하는 모습이 돋보인다.
강릉고를 졸업한 뒤 올 시즌 삼성에 입단한 김시현은 1군 경기에 17차례 등판, 승패없이 평균 자책점 7.59를 기록했다. 수치상 성적은 기대 이하에 가깝지만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게 코칭스태프의 평가. 올 시즌의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발전 가능성이 기대된다.
김시현은 올 시즌을 되돌아보며 "기회를 주신 덕분에 1군 무대를 경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부족한 게 너무나 많다. 아마추어와 프로 그리고 1군과 2군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프로 타자 선배들과 처음 상대할때 큰 부담은 없었다. 어떠한 상황이든 자신있게 하자는 마음으로 포수 미트만 보고 던졌다"고 덧붙였다.

앳된 외모지만 마운드에 오르면 180도 달라진다. 이에 김시현은 "고교 시절부터 배짱이 좋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이게 좋은건가 싶었는데 좋긴 좋은 것 같다"면서 "외모만 보면 여릴 것 같다고 하는데 야구할때 성격이 확 달라진다"고 대답했다.
김시현은 4월 25일 광주 KIA전(⅔이닝 3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1탈삼진 4실점)과 9월 27일 대구 NC전(1이닝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광주 경기에서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배운 게 많았다. 당시 직구, 슬라이더, 커브 세 가지 구종 뿐이었는데 레파토리가 단조롭다보니 계속 얻어 맞았다. 무기가 하나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2군에 내려간 뒤 조규제 코치님으로부터 체인지업을 배웠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그동안 캐치볼할때 연습했었는데 2군 경기에서 본격적으로 사용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아직 완벽하게 익힌 건 아니지만 레파토리가 늘어나니 확실히 다르긴 다르다".
"올 겨울에는 제대로 준비해야 할 것 같다"는 김시현은 "먼저 체격을 키워야 할 것 같다. 입단할때 93kg였는데 79kg까지 빠졌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너무 말랐다고 하셔서 많이 먹고 체중을 불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규제 퓨처스 투수 코치는 김시현의 성장세에 대해 "윤석민(KIA)의 구속 향상 페이스보다 더 좋다"고 찬사를 보냈다. 이에 김시현은 "올 시즌 최고 146km까지 나왔는데 몸을 더 키운다면 더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며 "해야 할 게 너무나 많다. 의미있는 시즌을 보내기 위해 잘 준비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시현은 '제2의 안지만'이라는 표현에 대해 "그렇게 된다면 정말 좋은 일"이라면서 "선발이든 중간이든 보직은 상관없다. 상황에 따라 역할에 맞는 투구를 하면 된다"고 말했다. /삼성 담당기자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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