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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중단? 새벽 2시 종료? "경기만 하면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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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샌프란시스코(미 캘리포니아주) 한용섭 기자] 비가 와서 3시간을 기다려도 좋아한다. 야구를 볼 수만 있다면.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선수들은 현지시간 11일(한국 1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AT&T 파크에서 '무박2일' 경기를 치렀다. 비 때문에 총 214분이 중단, 새벽 2시가 지나서 경기가 끝났다. 

이날 SF 지역에는 저녁에 비 예보가 있었다. 양 팀 선수들의 훈련이 끝나고, 현지시각 오후 6시 무렵부터 AT&T 파크에는 비가 내렸다. 대형 방수포로 내야 그라운드를 덮고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다. 경기 시작 시간인 오후 7시15분이 지나고 40분 가량 더 기다렸다.

빗줄기가 살짝 가늘어지자 경기 시작을 준비했고, 비가 오는 가운데 오후 7시55분 경기가 시작됐다. 하지만 1회초 다저스 톱타자 커티스 그랜더슨이 삼진 아웃을 당한 후, 빗줄기가 갑자기 굵어져 오후 8시쯤 경기가 중단됐다.

그 때부터 무한 대기에 들어갔고, 우천 중단의 '끝판'을 보여줬다. 2시간이 훌쩍 지나도록 빗줄기는 조금 약해졌다 굵어졌다 반복했다. 관중들은 지붕 아래로 이동해 비를 피하며 끈기있게 기다렸다. 때마침 야구장 곳곳에 설치된 TV 화면으로 NFL 덴버 브롱코스-LA 차저스 경기를 보며 즐기기도 했다.

밤 10시가 가까워지면서 빗줄기가 거의 그치자, 관중들은 "야구 빨리 하자"고 외쳤다. 10시 넘어서 샌프란시스코의 래리 배어 사장이 나와 직접 그라운드 상태를 살폈다. 그는 양 팀 감독, 심판들과 홈플레이트 뒤에서 한참 이야기했다.

다저스측은 우천 연기를, 샌프란시스코는 경기 강행을 서로 주장했다. 이미 배어 사장은 그라운드로 나오며 "경기를 시작하라"는 SF팬들의 아우성에 '엄지 척'으로 긍정 신호를 보여줬다. 한참 이어진 대화가 끝나고, 구장 관리인들이 나와 방수포를 걷기 시작했다. 밤 10시 23분, 장내 아나운서는 "오늘 경기는 밤 10시 50분에 재개된다"고 안내했다. 

3시간 만에 끝나도 새벽 2시는 기본 예약, 그럼에도 관중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야구 볼 수 있다'고 좋아했다.

3회가 끝나자, 현지 날짜는 11일에서 12일로 넘어갔다. 6회말 6-6 동점에서 다저스의 5번째 투수 페드로 바에즈가 마운드에 올라올 때 AT&T 파크 전광판의 시계는 새벽 1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결국 다저스는 6-8로 재역전패, 73년 만에 11연패 불명예를 안았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패배 후 "장시간 우천 중단된 것이 불운이었다. 취소하고 더블헤더를 하기를 바랐으나, 홈 팀과 리그 사무국은 경기 강행을 결정했다. (원정 팀인) 우리는 결정권이 없었다. 너무 오래 기다렸다"고 아쉬워했다. 

11일 저녁 7시 57분에 첫 투구가 시작된 경기는 12일 새벽 2시 11분,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결정됐다. 현지 언론 트위터는 "새벽 일찍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은 LA-SF 경기를 볼 수 있었을 것이다"고 글을 올리기도 했다. 

/orange@osen.co.kr [사진] 샌프란시스코(미 캘리포니아주)=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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