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야구장 사람들] 롯데의 통큰 손승락 아픔 씻고 일어나야
OSEN 천일평 기자
발행 2017.08.13 08: 21

롯데는 지난 8월 11일 창원에서 열린 NC전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에 5-3으로 승리하며 다시 단독 6위가 됐습니다.
롯데는 후반기에만 12승8패1무승부의 성적을 올렸습니다. 같은 기간 선두 KIA가 9승9패1무, 5위 넥센이 11승11패와 비교하면 괜찮습니다.
후반기 22경기에서 롯데는 모두 3점차 이내의 승부를 벌였습니다. 3점차가 5경기, 2점차가 5경기, 1점차는 10경기, 무승부가 1경기입니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초반 리드를 잡고 중반 이후 타선에서 추가점을 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힘겨운 승부를 할 수 밖에 없다"면서 "불펜투수들의 소모가 커지고 있다. 매번 힘든 상황에서 나가 막는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혹시 부상당하는 투수가 나오면 정말 힘들어진다"고 우려했습니다. 
8월에 들어서 롯데는 잠실 방문 경기에서 LG에게 3연패를 당했는데 그중에 2일 경기는 4-5로 역전패를 당했습니다. 그리고 4일부터 넥센과 kt전을 벌였는데 4게임 연속 역전이나 재역전승을 거두었습니다.
NC와 마산구장 경기에서도 역전패, 재역전승을 거두는 아슬아슬한 경기를 펼쳤습니다. 마운드가 어느 정도 안정적이고 타선이 지원을 하지 못하면 경기 후반 긴장도 높은 승부를 벌여야 합니다.
후반기 들어 호조를 보였던 롯데 불펜진은 최근 지친 기색이 역력합니다. 선발투수가 호투한 뒤 리드 상황에서 불펜투수가 동점 또는 역전을 허용하는 경기가 늘어났습니다.
11일 NC전서도 2-1로 앞선 8회말 배장호가 모창민에게 동점 홈런을 허용해 결국 연장까지 치러야 했습니다.
연장전 11회초 무사 1, 2루에서 문규현이 보내기번트를 대는 듯하다가 밀어치는 페이크 번트 앤드 슬래시 작전으로 1루수 키를 절묘하게 넘기는 적시타가 성공해 결승점을 뽑고 전준우가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때려 3점을 얻었습니다.
11회말에 NC가 나성범의 적시 2루타를 때려 다시 한번 긴장감이 들었으나 장시환이 1실점으로 막아 5-3으로 이겼습니다.  이날 경기는 자정을 넘긴 오전 00시 08분에 끝났습니다. 무박 2일 경기는 올해 두번째이고 역대 7번째입니다.
마무리 손승락(35)은 지난 2013년 투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기도 했고 올해는 후반기 호투로 3년만에 구원왕 복귀를 노릴만합니다.
그의 올해 성적은 45경기에 나가 1승3패 24세이브 5블론세이브 평균자책점 2.38입니다. 구원 1위인 임창민(NC)과 공동 1위입니다.
넥센 시절 손승락은 2010년과 2013년, 2014년 구원왕을 수상했습니다. 2012년부터 올 시즌까지 기록한 6년 연속 20세이브 기록은 구대성(한화)의 7년 연속 20세이브에 이은 두 번째 대기록입니다.
통산 세이브 순위에서도 손승락은 221세이브로 4위에 올라 있습니다. 현역 선수 중에는 임창용(KIA)의 254세이브에 이어 2위. 통산 1위는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의 277세이브입니다.
손승락은 지난 10일 NC전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했지만 아쉬움을 딛고 대인배답게 일어서야 합니다. 롯데가 올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려면 손승락의 뒷바라지가 필요합니다. 그래야만 2016년에 롯데로 4년 60억원을 받고 이적 후 기대에 미치지 않던 성적으로 비난을 받았던 아픔도 씻을 수 있습니다.
최근 손승락은 ‘대인배’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지난해 소위 ‘족발사건’을 일으킨 팬과 만나 사과를 받고, 화해의 자리를 마련한 것입니다.  
손승락과 윤길현은 작년 8월 1일 새벽 원정을 갔던 수원의 한 호텔에서 배달음식을 시켰는데 투숙객과 주문 내역이 뒤바뀌며 오해가 발생했습니다.
이 탓에 양측의 감정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이 외부에 알려졌습니다. 손승락과 윤길현이 술을 마시고 욕설을 하고 행패를 부렸다는 투숙객 팬이 밝히면서 손승락과 윤길현은  해명하고픈 부분이 있었지만 두 투수는 침묵하고 끙끙 앓기만 했습니다,
그러자 골수 롯데 팬임을 공개했던 이 팬이 먼저 손승락에게 ‘미안하다는 마음을 표시하고 싶다’는 문자를 보낸 것입니다.
손승락과 이 팬은 지난  9일 사직구장에서 만남이 성사됐습니다. 이 팬은 “나로 인해 롯데 주축인 손승락, 윤길현 두 선수가 족발이라는 오명을 가지게 된 점에 죄송하게 생각한다. 지난 시간 동안 미안한 마음을 많이 가져왔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손승락도 “롯데 팬들에게 늘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롯데를 사랑해주시고, 나를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이도록 하겠다”라고 화답했습니다.
그리고 손승락은 자신의 사인이 담긴 유니폼을 선물했습니다. 이 팬도 손승락의 명예회복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인배답게 팬과 오해로 생긴 비판을 혼자 삼키고 찾아온 팬에게 유니폼을 선사한 손승락은 알려지지 않은 선행의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2005년 현대 유니콘스부터 프로 생활을 시작한 손승락은 2006년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고, 재활로 보낸 2007년, 경찰청에서 보낸 2년을 지낸 후 2010년부터 넥센에서 마무리로 던지며 KBO 리그에서 대표적 마무리 투수입니다.
4년전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손승락은 “팔꿈치 수술을 했을 때 아내가 내 수발을 들며 학업을 이어가고 있었다”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손승락은 2010년 12월 4일 미스코리아 출신으로 이화여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재원 김유성 씨와 결혼했습니다.
두 사람은 2010년 11월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TV를 시청하다가 한국야구 대표팀과 대전하는 몽골, 베트남, 스리랑카 등 팀 선수들이 스파이크 대신 운동화를 신고 글러브는 선수들끼리 돌려가며 사용하는 장면을 보고 김유성씨가 “왜 몽골 대표팀이 배트가 하나 뿐이냐”며 관심을 가져 상의한 끝에 신혼여행 경비를 줄여 돕기도 했습니다.
손승락은 “내가 어릴 때 어렵게 야구하던 모습이 생각난다.”면서 야구 개도국을 도와주기 시작해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지에 야구용품을 지원하는 지금도 선행을 베풀고 있습니다. /OSEN 편집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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