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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영리한 지각생 ‘코나(KONA)’, “지피(知彼) 후에 지기(知己)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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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강희수 기자] 시승행사는 모든 게 새로웠다. 장소가 호텔이나 강당이 아닌, 영화관이었다. 여의도의 한 대형 멀티플렉스에서 시승에 참가할 기자들을 모이게 했다. 특별한 장소는 곧 특별한 콘텐츠의 전주였다. 구구절절한 설명 보다는 많은 영화같은 영상이 동원 됐다. 

현대자동차의 첫 소형 SUV로 탄생한 ‘코나(KONA)’는 하와이의 유명 휴양지에서 이름을 따왔다. 멀티플렉스의 대형 스크린은 하와이의 절경을 전달하기는 더 없이 좋은 환경이었다. 하와이의 대자연을 훑은 스크린은 ‘코나’의 사전 홍보영상으로 이어졌다. ‘새로운 종의 발견’을 주제로 하는, 각종 영상 매체를 통해 익히 봐왔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연출한 홍보영상이 시리즈로 이어졌다. 

결정적인 콘텐츠는 소비자들이었다. 국내에 출시 된 소형 SUV를 타는 이들이 줄줄이 등장했다. 20대 후반의 대학원생, 30대 초반의 직장인, 또다른 소형 SUV를 타는 운전자가 차례로 화면을 채웠다. 그들은 하나같이 “나름대로 만족하고 잘 타고 있지만 뭔가 부족한 면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 소형 SUV 시장은 뻔했다. 르노삼성의 ‘QM3’, 쉐보레의 ‘트랙스’, 쌍용자동차의 ‘티볼리’가 시장을 삼분하고 있었다. 후발주자로 뛰어든 코나는 ‘QM3’ ‘트랙스’ ‘티볼리’ 운전자들의 불만을 먼저 들었다. “연비는 좋으나 편의사양이 떨어진다” “힘은 좋으나 수납공간이 부족하고 인테리어가 고전적이다” “가격 싸고 디자인은 마음에 드는데 힘이 달리고 엔진소리가 너무 크다”. 어느 브랜드의 어떤 차라고 지목하지 않아도 어떤 차에 대한 불만인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내용들이 줄줄이 흘러 나왔다. 코나는 과연 이런 불만사항들에서 제대로 된 답을 찾았을까?  

▲“새로운 종의 발견”

현대차가 코나의 사전 홍보영상에서 강조한 것은 ‘완전히 새로운 차’였다. 그런데 이는 현대차의 시각일 뿐이다. 현대차에서 ‘소형  SUV’는 코나가 처음이다. 그들의 시선에서 ‘코나’는 ‘새로운 종의 발견’이 맞다. 

국내 소형 SUV 시장에서 코나는 무엇일까? ‘영리한 지각생’이다. 제품을 설명한 현대차 개발 책임자들의 말처럼 “늦게 시장에 뛰어든 만큼 시장의 불만 요소들을 모두 충족시키는 완결판”이 되고자 했다. 지각생이기는 하지만 왜 늦었는지를 그럴듯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없는 시장을 개척했다면 ‘새로운 종’이겠지만 그렇진 못했고, 이미 형성 된 콤팩트 SUV 시장에서 가장 늦게 뛰어들면서 선험자들이 채우지 못한 요소들을 해결하고 나서는 영악함은 있었다. 

▲“디자인은 좋은데”

소형 SUV 구매자들이 구매를 결정하는 첫째 요소는 디자인이다. QM3도 그렇고 티볼리도 그랬던 것처럼 디자인에서 흡인력이 없었다면 지금의 성공도 없었을 터. 현대차가 경쟁차들의 다양한 불만 요소를 채집했지만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불만은 없었다. 다른 건 몰라도 ‘코나’도 디자인에서만큼은 확실한 우위를 자신할 수 없었다. 디자인에서는 100%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코나의 디자인 경쟁력도 결국은 개성과 조형미에 둘 수밖에 없었다. 

주간주행등(DRL)을 눈썹처럼 얇게 디자인하고 메인 헤드라이트를 그 아래쪽으로 분리해 배치하는 ‘분리형 컴포지트 램프’는 확실히 코나의 정체성을 결정짓는 요소가 됐다. 앞 바퀴를 둘러싸고 있는 펜더를 범퍼와 연결시켜 두툼하게 처리한 방식은 볼륨감과 함께 무게중심을 아래쪽으로 향하게 햐는 효과를 내고 있었다. 코나의 설계 방식인 로우 앤드 와이드(낮고 넓게)와 어우러져 안정감을 주는 요소로 작용했다. 투톤 컬러로 화려한 색감을 내 색채를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적극적인 자기표현에 대응했는데, 색깔에 따라 차의 크기가 달라보일 정도로 느낌의 차이가 컸다. 

▲“엔진 소음이 크다”

디젤 엔진은 태생적으로 소음을 안고 갈 수밖에 없다. 엔진 소음은 QM3와 티볼리, 트랙스도 어쩔 수 없는 숙명처럼 받아들이고 있었다. 코나는 가솔린 엔진으로 소음에 맞섰다. 물론 코나도 디젤 엔진이 나온다. 그런데 현대차는 코나 시승행사에 1.6 가솔린 터보 GDi 엔진에 7단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DCT)을 조합하고 사륜구동 방식을 채택한 프리미엄 모델을 갖고 나왔다. 여기에 플래티넘 패키지, 현대스마트센스, 인포테인먼트 패키지를 옵션으로 달았다. 

현대차가 시승행사에 가솔린 모델을 동원했다는 것은 가솔린을 주력으로 밀겠다는 속뜻이다. 미세먼지 이슈로 경유가 인상론이 제기 되고 있는 것도 가솔린 모델을 밀기에 좋은 여건이다. 도심형 콤팩트 SUV에는 가솔린 엔진이 더 어울리는 측면도 있다. 서울 여의도에서 자유로를 타고 파주를 돌아오는 시승에서 코나의 가솔린 엔진은 조용한 편이었다.

▲"힘이 떨어진다”

출력 문제는 티볼리 가솔린 모델에서 제기 된 불만사항이다. 티볼리 가솔린은 1600cc 자연흡기 방식의 엔진을 쓴다. 제원상 최대 출력은 126마력이다. 코나는 가솔린 1.6 터보 GDi 엔진을 쓴다. 최고 출력 177마력(ps)과 최대 토크가 27.0kgfㆍm에 달한다. 디젤 1.6 엔진도 최고 출력 136마력(ps)과 최대 토크 30.6kgfㆍm의 힘을 발휘한다. 힘이 좋다는 트랙스가 1.4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을 달고 140마력, 최대토크 20.4kgfㆍm을 낸다. 시승주행에서 코나는 컴포트와 에코 모드에서는 반응이 느린 감이 있었지만 스포츠 모드에서는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저마다 가진 성능을 시원스럽게 발휘하는 자유로 구간에서도 코나는 밀리지 않았다.    

▲“편의 사양이 적다”

편의사양은 곧 돈이다. 좋은 기능을 얹으면 가격은 올라간다. 다만 차이는 돈을 더 주고서라도 편의사양을 올릴 수 있느냐 없느냐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코나는 웬만한 사양들은 다 추가할 수 있게 했다. 안전과 직결 된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이탈을 방지해 주는 보조장치, 운전자 주의를 환기시켜 주는 경고장치, 후측방 충돌 위험성을 알려주는 경고 시스템 등을 모두 적용할 수 있게 했다. 

차로 이탈 방지 보조장치인 LKA(Lane Keeping Assist)는 성가실 정도로 개입했다. 차선을 넘어갈 위험이 있을 때라면 당연히 개입하는 게 맞는데, 차가 양 차선의 중앙에 위치하지 않는다고 끊임없이 핸들을 바로잡으려 했다. 

운전석 앞유리에 주행정보를 투사해 주는 ‘컴바이너 헤드업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 스마트폰과 차를 연결시키는 애플 카플레이와 미러링크 등은 확실히 차급을 높여주는 구실을 했다. 

▲“인테리어가 고전적이다”

인테리어가 고전적이라고 불만이 제기 된 차는 트랙스다. 트랙스는 미국의 차들이 대부분 그러하듯이 실용성을 중시해 만들어졌다. 잘 달리고 안전한 게 중요하지 인테리어 디자인이 뭐가 중하냐는 철학이 배경에 깔려 있다. 그런데 소비자들은 ‘이왕이면 다홍치마’를 찾게 됐다. 코나의 실내는 차분하게 정돈 된 느낌이었다. 현대차의 다른 세그먼트 실내 디자인과 크게 다를 바 없어 이거다 싶은 포인트는 없었다. 센터페시아는 입체적으로 다층 배치 돼 있고, 대시보드는 유려한 흐름을 타고 있었는데, 이는 최근 현대차가 추구하는 방식 그대로다. 시트와 내장 컬러를 투톤처리하는 방식으로 고급화를 시도한 흔적이 눈에 띄었다.  

▲“연비는 좋으나”

QM3 운전자는 영상에서 “시트 기울기를 손으로 돌려 조작해야 하기 때문에 불편하다”고 했지만 “그래도 연비가 좋아 만족하고 타고 있다”고 말했다. 디젤 엔진 단일 모델은 QM3는 최대 출력이 90마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대토크가 22.4kgfㆍm인 디젤엔진이기 때문에 힘이 부족하다는 불만은 잘 나오지 않는다. 르노자동차가 출력과 토크를 이 수준으로 세팅한 이유는 지극히 연비 때문이다. QM3의 공인연비는 17.7km/ℓ 이지만 실도로에서는 리터당 20km를 가볍게 넘는다는 증언들이 많다. 

제원상 코나의 복합연비(16인치 타이어 기준)는 가솔린 터보 2륜 구동 모델이 12.8km/ℓ, 4륜 구동 모델이 11.3km/ℓ, 디젤 모델(2륜 구동)이 16.8km/ℓ다. 시승차는 18인치 타이어를 끼운 사륜구동이다. 편도 54km의 시승코스에서 스포츠모드를 자주 쓰며 막 달렸더니 8.2km/ℓ가, 복귀하는 길에 컴포트모드로 얌전하게 달렸더니 12.1km/ℓ가 나왔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게 보편타당한 진리였다.    

▲“가격은 싼데”

쌍용차 티볼리가 베스트셀링카가 된 배경에는 눈을 현혹하는 디자인도 있었지만 부담없는 가격도 강력한 구매력이었다. 

코나도 엔트리급인 스마트는 1,895만 원으로 상당히 매력적이다. 그러나 경쟁차급에서 불만사항으로 제기 된 내용들을 하나하나 보완하고 나면 가격은 빠르게 올라간다. 시승차인 프리미엄 모델은 차 가격이 2,425만 원이고, 여기에 사륜구동 180만 원, 플래티넘 패키지 155만 원, 인포테인먼트 패키지 110만 원, 현대스마트센스 110만 원을 보태면 2,980만 원이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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