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키부츠', 컬러풀한 감동과 오만석의 존재감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5.01.13 11: 39

뮤지컬 '킹킹부츠'는 화려하다. 반짝이는 빨간색 부츠가 주는 화끈한 에너지와 기분 좋은 설렘이 2시간 내내 분위기를 업시키고, 무엇보다 배우 오만석의 존재감이 다시 한 번 입증되는 공연이었다.
'킹키부츠' 폐업 위기에 처한 아버지의 구두공장을 물려받게 된 찰리(김무열 분)가 우연히 만난 드래그퀸 롤라(오만석 분)에게 영감을 얻어 그를 구두공장 디자이너로 채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 작품은 쇼 뮤지컬이면서도 확실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롤라의 대사에 등장하는 것처럼 "네 자신이 되라(Be yourself). 타인은 이미 차고 넘친다'는 메시지를 경쾌하고 감동적으로 풀어냈다. 화려하고 컬러풀한 쇼가 펼쳐지는 와중에도 롤라가 주는 메시지는 확실하고 묵직했다.

공연 내내 넘치는 에너지가 관객들을 감쌌다. 2시간 동안 이어지는 공연을 지루할 틈이 없이 경쾌하고 사랑스럽고 기분 좋은 에너지를 내뿜었다. 롤라와 함께 다니는 여섯 엔젤(드래그퀸)들의 공연은 단연 돋보였다. 생동감 넘치고 화려한, 그리고 조금 발칙한 무대는 관객들도 함께 몸을 들썩이게 만들 정도. 신디로퍼가 만든 넘버들은 즐거움을 배가시키고, 관객들에게 행복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렇다고 쇼에만 치중해 메시지가 흐려지는 것도 아니다. 성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재치 있게 그려내면서도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사회의 편견과 억압 속에서도 당당하게 '자신이 되어' 살아가는 롤라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편견을 이겨내고, 이 모습을 통해 관객들도 찰리와 함께 성장한다.
그래서 롤라와 엔젤들, 찰리와 공장 직원들이 화려한 부츠를 신고 펼치는 엔딩 공연은 더욱 벅찬 감동을 선사했다. 화려한 볼거리뿐만 아니라 가슴 벅찬 메시지까지 전달하며 관객들을 충족시켰다. 패션쇼와 댄스파티처럼 화려하면서도 결국 뭉클한 감동까지 함께 남겼다.
풍성한 쇼와 함께 무대를 압도하는 존재감을 발휘하는 오만석의 열연이 빛났다. 롤라 역을 맡은 오만석은 등장부터 관객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예쁜 여장을 하고 등장하는 오만석이야 이미 뮤지컬 '헤드윅'을 통해 봐온 터라 놀랍기보다는 익숙함이 먼저 들지만, 역시나 강렬한 모습으로 시선을 빼앗았다. 롤라의 색색깔 다채로운 의상만큼 무대 위에는 오만석의 다양한 매력이 펼쳐졌다. 가슴 속에 남아 있는 복서 사이먼과 드래그퀸 롤라를 넘나드는 특유의 쫀득한 연기와 맛깔나는 노래는 무대 위에서 오만석을 단연 돋보이게 만들었다.
오랜만에 무대로 돌아온 김무열 역시 빈틈없는 모습이었다. 연기와 노래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것은 물론, 배우들과의 조합도 좋았다. 구두공장의 로렌 역을 맡은 뮤지컬배우 정선아 역시 다시 한 번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특유의 애교 가득한 하이톤 목소리는 무대를 더욱 밝고 유쾌하게 만들었다.
내달 22일까지 서울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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